매일신문

금으로 그린 그림전

그림이 온통 금(金)이다. 누런색(황금)도 보이고, 흰색(백금)도 보이지만 재료는 모두 금이다. 마치 우리 사회의 배금주의를 상징하는 것 같다. 순금이 아니라 금박에 불과하지만, 멀리서는 큰 금괴덩어리처럼 보인다.

금박작가 구자현(46)씨가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갤러리M(053-745-4244)에서 17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8년만에 고향에서 여는 전시회인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라고 초조해 했다.

작품 스타일은 10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화면의 표면에 금박을 덧붙여 이미지를 만드는 전통적 기법(템페라) 그대로이다. 다만 예전과 달리 더욱 정제되고 단순화된 이미지로 감상자를 편안하게 할 뿐이다.

그의 작품 측면을 찬찬히 살펴보면 작업과정의 험난함을 엿볼 수 있다. 삼베위에 석고와 아교를 혼합한 재료(게소)를 바르고, 또 바르길 11, 12차례…. 그리고 다시 매끄럽게 깎아내 그위에 금박을 정밀하게 덧붙이는 과정이다. 외피(금박)와 속질(게소)의 이질적 대비로 물성(物性)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그는 "그리는 것보다는 깎고 붙이고 하는 과정이 훨씬 재미있다"고 말한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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