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봉양면 안평리 들녘에는 봄배추 수확이 한창이다. 모내기 시기를 맞추기 위해 서둘러 출하에 나서기 때문.
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이른 봄부터 비닐하우스에서 애지중지 키워 온 배추를 인건비도 안되는 값에 내야 하기 때문. 현재 시세는 1마지기(200평, 1천800~2천 포기)당 산지 거래가는 불과 30만~45만원. 봉양면의 전임 농촌지도자 회장이었던 윤경우(61.안평리)씨는 "힘들여 키운 여덟 마지기분 배추를 며칠 전 315만원에 팔았다"고 했다. 같은 마을 윤원곤(52)씨는 "마지기당 45만원에 12마지기 분을 넘겼다"고 했다.
그러나 마지기당 들어 간 생산비는 종자값 1만6천원, 비료 3만원, 비닐 7만원, 농약 3만원, 품삯(2명) 10만원 등 모두 21만6천원. 주인의 인건비까지 치면 적자라는 얘기였다. 특히 올해는 봄가뭄 탓에 농사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고 농부들은 말했다.
이렇게 밭에서 팔리는 가격은 포기당 200여원. 그러나 대도시 소비지 값은 900~1천300원이나 된다. 도매시장 경락가(5t 기준)도 서울 가락동 142만5천원, 대구 매천동 130만~150만원선(지난달 30일 기준)에 달했다. 유통비에 중간 마진까지 붙기 때문. 심지어 배추밭 바로 옆의 의성읍내에서도 1천~1천300원에 팔리고 있다. 이런 현실이 어깨를 더 처지게 한다고 농민들은 말했다. 소비자도 불만. 의성읍의 김미애(36.후죽리) 주부는 "이래서야 문제 아니냐"고 했다. 농협 경북본부 윤병록 과장도 "해 묵은 과제이니 만큼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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