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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나는 대구 문화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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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와 대학을 대구에서 다니면서 항상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절 대통령이 대구출신이어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유명가수 K양이 부른 '경상도 청년'이라는 유행가가 좋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무뚝뚝하면서도 정이 깊고 의리를 중요시하는 경상도 사나이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와 같은 빛나는 의병활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제에 저항하여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곳도 이곳이며, 민주수호를 이루어낸 2·28 학생 의거 또한 우리 고장 대구이니, 면면히 이어져온 기상은 '경상도 사나이 기질'을 규정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고교 시절, 신암동 자취하던 집 건넌방에 서울출신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찌나 다정하던지 이웃의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였다. 하지만 나이가 세 살이나 위인 남편이 경어를 쓰는 것이라든지 부엌일까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가 왜 저 모양이야!" 하는 마음이 앞섰던 적이 있다. 경상도 사나이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든 모습이었다. 그러나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정이 깊으며 의리를 지키는 것 못지 않게 상냥하고 친절한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런 덕목을 갖춘 사람이야말로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대구는 세계적인 문화 도시로서 어느 곳 하나 손색이 없으며, '숲의 도시'가 조성되어 전국 최고의 무더운 도시라는 오명도 벗었다. 대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담장 허물기 사업처럼 우리 마음의 벽만 허물면 된다.

자기 말에 책임을 지며 정이 깊고 의리 있는 경상도 기질에다 남을 배려하는 친절한 이미지만 더 보탠다면 최고의 문화 시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대구에서 멋진 국제경기도 보고 야외 음악당에서 수준 높은 음악도 감상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자. 우리 모두가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 시민임을 자부할 때, 우리 대구가 국제 도시로 우뚝 설 것이 아닌가.

대구중앙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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