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너몰린 민주 쇄신파의원들

"정 그렇다면 세력화로 가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있느냐". 7일부터 동교동계의 전방위 공세가 본격화되자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던진 말이다. 추 의원은 "워크숍 때 대통령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자제해서 조심스럽게 얘기했는데도 청와대 인사가 '한 두 사람의 얘기'라고 평가했다"면서 "초재선 의원들이 다시 모인 것은 그런 청와대 분석에 대한 반응이지 정치세력화가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쪽에서 자꾸 세력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어쨌든 항명파동을 주도하던 당 쇄신파의원들이 최근 수세에 몰리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그동안 자신들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던 김중권 대표도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김 대표는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총재가 충분히 설명을 했고 오는 13일 구상을 밝히겠다고 한 상황에서 초재선 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논의내용까지 발표까지 한 것은 참으로 잘못됐고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질책했다.

더욱이 동교동계의 안동선 최고위원은 "초재선 의원들이 그런 모임을 계속할 경우 더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반발했다.

이런 와중에 동교동계 출신 당료들이 주축이 된 당내 특위 부위원장단들은 이날 당사에서 긴급 모임을 가졌다. 쇄신파의 항명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내용들이 주로 거론됐다. "국회의원 한두번 했다고 보이는 것이 없느냐" "정당의 생리도 모르는 애송이들이 설친다"는 등의 막말까지 쏟아졌다. 이날 모임은 당초 성명까지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지도부의 만류로 무산됐다. 그러나 8일 저녁 청원연수원에서 열릴 부위원장단 연수에서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할 태세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인 듯 쇄신파를 이끌고 있는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장파의원들의 모임과 관련,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쇄신파문을 정리하기 위한 성격의 모임이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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