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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철 농촌 일손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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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에다 가뭄까지 겹치자 농촌이 더 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농민들은 발을 구르고, 직장인·도시민들은 일손을 돕자고 곳곳에서 농촌을 찾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봉사하고 있으며,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일손 가장 필요한 때=요즘은 여러가지 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계절이어서 예부터 일손이 달리는 시기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보리·마늘·양파 등을 지난 가을작물을 심었던 농가에서는 이를 수확해야 하고, 거의 동시에 모내기도 해야 한다. 딸기·수박 등 하우스 농사를 했던 농민들은 비닐하우스를 걷어 내고 모내기를 끝내야 한다.

또 과수 농가에서는 사과·배·복숭아 등 열매 솎기 및 봉지 씌우기가 필수적이다. 거창의 농민 손창구(49·가조면)씨는 "900평 논에서 딸기 수확을 끝내고 모내기를 위해 비닐하우스를 걷어야 하지만 일손이 없어 애를 먹었다"며, 품삯이 많고 적고는 고사하고 일꾼을 구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이때문에 양파·마늘 등 각종 수확이 늦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가뭄까지 겹친 지역에서는 더 화급한 물퍼기 작업 때문에도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곳곳에서 동참 열기=홀트아동복지 경북 후원회원 14명은 포항 죽장면 일광리 김덕근씨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열매 솎기 작업을 도왔다. 포항 죽도2동 통장협의회 및 새마을단체 회원 등 60명도 죽장면 과수원에서 같은 활동을 했다.

청송의 경찰관·전의경 등 30명은 홀로노인 장만식(77·현동면) 할아버지의 배 과수원 3천평에서 봉지씌우기 봉사활동을 폈고, 영천 전의경 50여명은 이틀간 임고면 김태옥(54)씨 등 3농가 3천평의 복숭아 밭에서 열매 솎기를 도왔다. 포항소방서 직원 162명은 이틀간 신광면 상읍리 등 12개 지역에서 모내기, 양파·부추 수확, 과수 적과 등을 도왔다.

칠곡군청의 직원·공익요원 등 200여명은 기산면 지역에서 일손돕기를 했다. 군내 읍면사무소 직원들도 이달 들어 곳곳에서 과일 봉지 씌우기 등 작업을 돕고 있다. 칠곡경찰서 등 직원 역시 올 연초 폭설 때부터 수시로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칠곡군 기산면 영리 김윤득(49)씨는 "가뭄으로 물퍼기에 정신 없어 3천평 사과밭의 봉지 씌우기 작업을 제때 못해 걱정이 많았으나 이제 해결됐다"고 감사해 했다.

◇돕기의 한계와 아쉬움=경북도청이 농촌 지원 총력전을 선포하는 등 각 지역이 일제히 농촌 일손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거창군청 경우 지난달 10일부터 일손돕기지원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몇가지 한계점들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참여하는 것이 주로 공무원이거나 일부 기관·단체들에 한정되는 것도 그 중 하나. 도시 마을과 농촌 마을이 자매결연해 농산물 팔아주기, 자녀들 상호 방문, 농촌 일손돕기 등을 교환하는 일부의 사례가 더 확대되는 것이 좋겠다는 희망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전문성이 다소 필요한 과수원 등의 농사에는 도시인들의 도움에 한계가 있다는 것. 거창의 농민 이숙자(45·거창읍)씨는 "사과 솎기 등에는 약간의 기술이나 숙달이 필요해 아무나 도울 수 없다"며, 그 결과 기관들의 일손 돕기가 벼농사에 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김갑수(48·주상면)씨는 "보다 조직적인 대응이 없으면 농촌 인구 노령화가 더 심해져 앞으로는 농업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남북 종합=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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