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 에너지 정책 급변 예고

독일 정부가 선진국중 최초로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포기하는 '원전폐쇄 결정'을 내려 원전 건설반대 등 반핵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유럽사회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일의 원전폐쇄 결정이 에너지 정책에 새로운 대안제시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독일의 원전폐쇄 결정=독일 정부와 전력업계는 11일 향후 20년안에 독일내 19개 원자력 발전소 전부를 폐쇄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중인 원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 북부의 슈타데에 있는 원전이 2003년 가장 먼저 폐쇄되고 맨 나중에 건설된 원전이 오는 2021년 마지막으로 폐쇄될 예정이다.

지난 98년 총선에서 승리한 사민당-녹색당 연립정부가 공약사항으로 추진해온 원전폐쇄는 지난해 6월 정부와 전력 업계간 합의가 이뤄졌으나 보수 야당과 경제계의 반대에 부딪혀 합의후 1년이 지나서야 공식 합의문에 대한 서명이 이뤄졌다.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은 "원전 폐쇄 합의는 역사적인 사건이며 전세계가 독일의 실험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급 효과=원전 폐쇄 결정으로 독일은 선진국 중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포기한 첫번째 나라가 됐으나 이의 시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독일 전력업계는 환경보호 명분에 밀려 원전 폐쇄에 합의는 했지만 원전폐쇄에 따른 손실 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이를 파기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 보수 야당인 기민당과 자민당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원전 폐쇄 문제를 재고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어 정권의 향배에 따라 원전폐쇄 정책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독일의 경우 현재 전체 전력 생산량중 원자력 발전 비중이 35%를 차지하고 있어 원전 폐쇄에 따른 대체 에너지원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에서는 원자력발전을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태양에너지, 풍력 등 청정에너지를 더 많이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자동차 연료로 화석 연료가 들어가지 않고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 연료전지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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