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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에 막힌 가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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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절차상의 규정들이 가뭄 극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장 공무원들에게 재량권을 주지 않음으로써 어떤 부분에서는 돈이 모자라 난리를 치면서도 다른 항목에선 돈이 남아 돌고 있기까지 하다.

안동 녹전면에는 중·소형관정 22개 개발비 6천100여만원이 배정됐으나 소형 3개만 성공하고 중형 2개는 개발 중이며, 나머지는 수원을 못찾아 포기한 상태이다. 암반관정이라도 개발해야 할 형편이지만 항목변경 승인 등 절차가 번거로워 상당액의 돈이 쓰이지 못하고 반납될 위기에 있다는 것. 면사무소 담당자는 "면에서 재량껏 사용할 수 있게 했다면 양수장비 구입이나 기름값 지원, 암반관정 개발 등으로 돌려 적시적소 사용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또 관정도 크기에 따라 다른 개발 규정을 만들어 놔 물 생산량이 조금이라도 미달되면 개발비를 지급치 않음으로써 개발업자들이 하천변 등 가능성 높은 곳만 선호할 뿐 정작 관정이 필요한 산간 굴착은 기피하고 있다. 중형 관정 경우 하루 취수량이 80t을 넘어야 하나 착공했다가 70t밖에 안나오면 개발비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 이때문에 업자 기피까지 심해지자 농민들은 "한방울이라도 물이 나오면 돈을 줄 수 있도록 해야 업자가 산간이라도 기피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분개해 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안동에선 427개 개발키로 했던 중소형 관정을 겨우 70여개 파는데 그치고 말았다.

또 가뭄이 심각해진 이달 초부터 안동의 가뭄지역 현장에서는 양수기가 모자라 농민들이 발을 동동거렸으나 농림부는 이미 퍼 낼 물조차 없어진 뒤인 12일에야 뒤늦게 양수기를 지급했다. 이렇다 보니 현장 면사무소에는 매일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아침마다 장비 지원을 요구하는 주민들로 가득차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책비 지급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봉화 상운면에서는 면장이 주선해 식수용으로 돼 있는 관정 물을 지난 10일부터 모내기에 빼 썼으나 요금은 몇배나 비싼 식수용으로 그냥 매긴다며 농민들이 분개해 했다.

울진군 북면 사계리 남백만(63) 이장은 동민들이 개울 하나 건너 있는 울진읍 정림들 1만5천여평 논 양수작업을 지원받지 못해 분개하고 있다. 사는 곳에 맞춰 한쪽에선 북면 사무소로 가라 하고, 다른 쪽은 논이 읍에 있으니 읍사무소로 가라고 떠넘기고 있기 때문. 답답해 군청을 찾았으나 군수는 만날 수 없었고 담당자들은 전화 한 통 해주지 않은 채 그냥 읍사무소로 가라고만 했다는 것.

군위 박해근(70·의흥면)씨는 "70평생 이런 가뭄은 처음인데 관청들은 이것저것 원칙만 따지고 있다"고 원망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군위·정창구기자 j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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