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항상 무겁다,나같이 무거운 무게도 내게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무거워
나를 등에 지고 다닌다,
나는 나의 짐이다.
맑고 고요한 내 눈물을
밤이슬처럼 맺혀보아도,
눈물은 나를 떼어낸 조그만 납덩이가 되고 만다.
가장 맑고 아름다운
나의 시를 써보지만,
울리지 않는다- 금과 은과 같이는,
나를 만지는 네 손도 무거울 것이다.
나를 때리는 네 주먹도
시원치는 않을 것이다.
나의 음성
나의 눈빛
내 기침소리마저도
나를 무겁게 한다.
-김현승 '鉛'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으로 시작하는 유명한 '플라타나스'의 시인 김현승의 시이다. 제목 '연(鉛)'은 납이라는 뜻이다. 이 시는 실존의 무거움, 혹은 실존의 우울을 읊은 시 쯤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납의 무거움을 생의 무거움으로 치환하였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느날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문득 내 영혼이 납덩이처럼 무겁고 우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무거운 영혼과 육신을 끌고 어디론가 가야하는 게 매일의 일상이다. 시지프스적 일상 속에서 그럼 '나'는 누군인가?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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