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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대륙을 달린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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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실크로드 답사 사진작가 아리프아시

◈낙타로 12000km 대상들 애환 뼈저리게 느껴

철의 실크로드 취재팀은 1만㎞ 대장정의 종착지 이스탄불에서 사진작가 아리프 아시(43)씨를 만났다. 이스탄불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갈라타 탑 근처에 자리한 그의 집은 110년된 석조건물이었다. 수년전 유태인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그는 직접 집을 보수해가며 살고 있었다.

그를 만난 것은 일종의 동류의식 때문이었다. 그는 1996년 6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터키 정부와 대기업 후원하에 낙타 10마리를 끌고 중국 시안(西安)에서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등을 거쳐 고향인 이스탄불까지 1만2천㎞를 답사한 적이 있다.

"옛 비단길을 대상들이 했던 것처럼 한번 답사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았습니다. 한밤에 사막에 누워 하늘을 보면서 또 만년설로 뒤덮인 톈산을 넘으면서 대상들의 애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죠".

1년6개월동안 걸어서 답사하자니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고 한다.

우선 낙타의 발바닥이 말과 달리 평평하다는 사실을 몰랐다. 눈길만 만나면 덩치값을 못하고 사지를 뻗고 넘어졌다. 하는 수 없이 낙타가 내딛는 걸음마다 카펫을 깔아댔다. "말이면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낙타는 6시간을 가고도 모자랐습니다".

공무원들의 금품갈취에 진절머리를 내기도 했다. 국경에서는 물론 길가다 낙타에 물을 먹이면 물값까지 내라고 했단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는 세관원들이 낙타를 보고는 한참 회의를 하더군요. 그러더니 낙타 한마리를 자동차 한대로 계산, 돈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의 친서도 소용없고 막무가내 였어요".

그는 한국에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전혀 뜻밖에 '밀수'를 위해서였다.

"홍콩에 갔다가 돈이 떨어져 임시직(?)을 구했는데, 고급양주 등 고가품을 가방속에 넣어 김포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일이었어요. 한번 갖다오면 200달러를 줬습니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라 검색이 소홀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한국에 가서 오래된 사찰을 찍고 싶은데, 이젠 공소시효가 지났겠죠?"

김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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