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건물 변압기 사고 대피소동, 전산마비

고압 전기를 사용하는 대부분 건물의 주변압기가 안전점검 소홀, 차단기 작동 불량 등으로 대형 정전사고를 자주 일으켜 인근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대형건물들이 주변압기가 고장이 났을 경우 정전 파급사고를 막기 위해 전력공급선로를 바꿔주는 '자동배선선로'나 '자동개폐기'조차 설치않아 인근 주민들이 전산시스템 마비, 승강기 사고, 화재위험 등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

19일 밤 9시 55분쯤 대구시 중구 문화동 패션몰 '밀리오레' 신축현장 지하에 설치한 9개 주변압기 중 1개에서 과부하(추정)로 파손사고가 발생, 인근 '엑슨밀라노' 등 동성로 일대 700여 상가에 40여분간 전기공급 중단 소동이 빚어졌다.

6개 극장, 음식점, 패션몰 등 600여 점포가 입주한 엑슨밀라노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극장 관객 300여명이 대피했으며, 일부 손님들은 승강기가 멈춰서 수십분간 갇혔다.

또한 대구백화점~엑슨밀라노의 100여 상가도 정전사고로 영업을 하지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엑슨 밀라노 상가업주들은 "도심에서 40여분이나 정전이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정전사고로 발생한 1억원 가량의 영업상 손실에 대해 한전측에 손해배상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전사고는 자가발전시설을 이용하는 대형건물의 자체 주변압기가 한전 배전선로와 연결돼 있어 밀리오레 주변 상가들의 정전으로 이어졌고, 주변압기 고장시 정전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10월에도 대구시 중구 남산1동 ㄱ빌딩에서 주변압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변압변류기가 폭발, 인근 대형빌딩은 물론 계산동, 동산동 지역 900여가구에 1시간동안 전기공급이 끊겼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시내서 발생한 60건의 정전사고 가운데 10건(16.7%)이 그같은 '파급고장' 사고였으며, 특히 공단지역 등 고압전력 수용가가 많은 곳에서는 파급고장 사고가 전체 정전사고의 40%를 차지했다.

그런데도 당국의 대형건물 주변압기에 대한 안전검사는 1년에 한차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변압기 제품불량과 차단기 미작동으로 인해 정전파급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밀리오레 주변압기 사고 경우 즉시 출동했지만 도심 교통량이 많은데다 사고선로 분리 작업으로 인해 복구시간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