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개량이 오히려 수해를 부른다?'
이율배반적이지만 수해를 막기위해 실시하는 하천 개량이 오히려 수해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하천 중.하류지역에서 나타나는 병목현상때문.
일부 하천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병목현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개량 하천의 경우 본류와 지류가 동시에 개량되지 않아 중.하류 이하지역에서 하천 범람이 일어난다는 것.
지난해 낙동강 제방이 무너져 큰 피해를 입은 고령지역이나 1999년 성주군 선남면 후포제방 붕괴도 그 원인이 의성을 비롯, 안동.상주.영주 등 낙동강상류지역의 물이 한꺼번에 본류인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자 병목현상을 일으킨 물이 지류로 역류해 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낙동강 상류의 각 지자체들은 수백~수천억원을 하천 개량복구에 쏟아부어 기존의 30~40m 하천 폭이 100~200m로 늘어나는 등 대형화했다.이에 따라 위천.미천 등 지류의 물이 과거에는 논이나 습지 등에 고여 하루나 이틀 뒤에 낙동강 본류에 합류했으나 하천개량으로 유속이 빨라져 하루도 안돼 본류에이른다는 것.
실제로 낙동강 인근의 의성군 단밀면 팔등리 위천 제방의 경우 지난해 상류에서 물유입량이 갑자기 늘어나자 물압력으로 제방이 옆으로 밀리는 현상이나타났다.
권영창 단밀면장은 "지난해 폭우로 위천의 수위가 범람위기에 이르자 수압으로 팔등 위천 제방 30cm가 농경지쪽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성주군 최천석 재난관리담당도 "낙동강 범람을 막기위해 본류 제방을 강화했기 때문에 홍수로 수위가 올라가면 역류현상을 일으키고 결국 지류의 약한제방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구미시 비산동~양포동의 낙동강 산호대교(길이 640m, 폭 35.8m) 건설공사때는 가교를 너무 낮게 설치해 집중호우시 병목현상으로 인한 범람이예상되고 있으며, 형산강 지류인 현곡면 소현천(1.8km).외동읍 입실천(1.3km).원동천(5.2km) 등은 하폭이 들쭉날쭉하는 등 자연적인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곳이다.
손정익(46.경주시 안강읍)씨는 "1998년 태풍때 수확기 논 2만여평이 침수됐다"며 "지금은 제방이 복구됐지만 하구 외팔교의 병목 현상이 방치돼 항상 불안하다"고 했다.
반면 국가하천을 관리하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하천공사과 김한창계장은 "지금까지 국가하천의 제방이 무너져 물난리가 난 경우는 없으며 지방하천과 배수시설 미비가 원인"이라며 "지난해 고령의 봉산제도 하천제방 붕괴라기 보다는 인근 수문이 붕괴돼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제방을 덮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북지역 국가하천연장은 441.1km로 제방관리비용이 연간 1천800억원에 이르며 제방높이가 7~10m이기 때문에 하천범람이 원천적으로 예방되고 있다고분석한다.
그러나 국가하천보다 상대적으로 시설이 미비한 지방하천으로 인해 제방이 범람하거나 배수시설이 제대로 안돼 침수피해를 입는다는 것.
현재 경북도내 지방하천은 4천222.6km로 국가하천의 10배에 이른다. 이러한 이유로 외수침수가 우려되는 곳은 상주시 신상지구, 구미시 북산.황산.습례지구, 예천 담암지구 등 5곳으로 이들 지역은 지난해 5월부터 제방공사를 시작해 올 연말 완공될 예정이어서 올해도 침수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또 지자체마다 수익을 올리기에 급급해 마구잡이로 골재채취를 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골재채취로 하상이 낮아지면 유속이 빨라져 져 홍수때피해로 이어지는 것.
올해 상반기 대구.경북 지자체들이 부산국토관리청에 골재채취를 협의한 물량 33개지구 1만541t이 21개지구 4천930t으로 대폭 축소된 것도 이러한 이유다.
김한창계장은 "전 낙동강 수계에서 연간 1천만t의 골재채취가 이뤄져 교량 교각이 깎여지고 하상이 낮아지고 있다"고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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