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하루 수면 30분(?)

인간은 일생을 통해 잠을 자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무려 24년을 잠자는 데 보낸다고 한다. 대체로 생애의 3분의 1이 수면에 주어지는 셈이다. 수면 시간은 연령층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보통 신생아는 하루에 19시간, 성인은 7~8시간,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5시간 반 정도라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아주 익숙한 잠이지만, 왜 자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학설이 있을 뿐 확실하게 밝혀진 게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먹을 것을 찾기 힘들고 위험한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잠을 잔다는 '적응 이론'을 내세운다. 반면 무언가 부족해진 몸을 충전하기 위해 수면을 한다는 '회복 이론'도 나와 있다. 그러나 잠자는 동안 조직의 복구가 증가된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다만 대뇌피질은 숙면에 빠지는 '비렘' 수면 때 필요한 휴식을 취한다는 증거들이 있을 따름이다. 잠은 이 같이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기네스북엔 264시간12분 간 잠자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올라 있다. 나폴레옹은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거의 잠을 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에서도 고2 때부터 지금까지 잠자는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군 복무 기간만 빼고 7년째 하루 30분 정도만 자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대학생이 있어 화제다. 원광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과 3년 신용일(24)씨가 그 주인공으로 기네스북의 기록을 바꾸게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잠 없는 아이'로 통한 그는 1주일간 한숨도 자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하루에 2, 3번 10여 분씩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게 고작이란다. 그러면서도 이리상고를 수석 졸업하고 원광보건대를 '올 A'로 나온 뒤 징병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하루 2시간 가량 조깅과 농구를 즐기는 그는 올해 원광대에 편입했으며, 이미 컴퓨터.부기.비서 등 5개의 자격증도 지니고 있는 '단기 수면자'의 극단적인 경우다.

▲아무튼 잠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사실이다. 심리학자 스탠리 코렌은 '잠 도둑들'이라는 책에서 잠을 줄이려는 현대인들의 어리석음을 질타했다. 잠을 적게 자 영웅시된 나폴레옹.처칠.에디슨 등도 과장이라고 꼬집었다. 그렇지만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잠과 그 한계를 벗어나 무언가를 이루려고 애쓰는 것도 인간의 고유한 본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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