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사용자측의 불성실교섭이나 노조활동 방해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엄벌 의지를 밝힌 것은 노사를 막론하고 형평성있게 법을 적용, 협력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12 노동계 연대파업을 계기로 불법, 폭력 시위나 파업 주동자를 대거 구속하고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서까지 사법처리키로 하는 등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해 나간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돼온 불법 파업의 고리를 끊고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노사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노동계 뿐만 아니라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노동계는 그동안 "정부가 사용자 편에 서서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며 "노동계의 불법행위만 문제삼고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그냥 놔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해왔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 효성공장에서 용역깡패가 동원돼 불법적인 폭력을 행사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방관했다"며 '사설경비업체의 불법행위와 경찰의 용역깡패 비호 행위'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S약품, Y운수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업체를 일일이 거론하며 악덕 사용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최근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해산된 레미콘 노조의 파업은 사용자가 노조의 교섭 요구에 불성실하게 대응, 파업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노동부는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근절시키지 않을 경우 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이 자칫 노동계만을 겨냥, 국민들에게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힘으로써 정부가 노사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형평성 있는 노동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방침이 단순히 강경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노동계 달래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게 노동계의 중론이다.
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더라도 기껏해야 불구속 입건 정도로 사법처리 수위가 낮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노동계의 한 인사는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처벌 규정은 물론 해당 기업에 대한 행정제재를 강화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노동계를 달래기 위한 일회성 조치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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