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댐 사고의 진실?

운문댐의 수문설치를위한 공사도중 발생한 임시 물막이 둑 붕괴사건을 두고 천재인가? 인재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수자원공사측은 이번사고의 주요원인을 비 탓으로 돌리고 있다. 최근 며칠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천재지변이라고 분석하고 있는것.

실제로 지난 19일-20일과 23일-24일 두차례 운문댐 유역에 내린 비의양은 172.5mm와 , 185mm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당연히 유입수량이급격히 불어났다. 비오기전인 17일 운문댐의 수위는 132.8m에 불과했다. 한차례 폭우가 내린 20일엔 수위가 6m나 높아진 138m에 이르렀고 24일엔 144.8m로만수위에 육박, 25일 오전부터는 144m에 설치된 임시물막이둑을 넘기시작했다.

수자원공사측은 당초 운문댐의 구조인 자연월류방식의 물넘이가 시작되면서 물막이 둑의 허술한 부분이 붕괴되면서 물이 초당 300톤씩 한꺼번에쏟아져 내려갔을뿐 평소에도 수위가 높아지면 당연히 그만큼의 수량은 넘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청도군과 하류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수자원공사측이 몇개월씩이나 걸리는 중요한 공사를 장마기가 닥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술한임시조치만 한체 보강공사를 강행하던중 발생한 명백한 인재사고 라는것. "수량조절의 전문가 집단임을 자처하는 수자원공사측이 강우로인한 유입량을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댐의 수량을 만수위에 육박할 정도로 방치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수자원공사측은 운문댐유역에 내린 강우로 수위가 급증하고 장마철을 앞두고 사전에 수위를 조절한다는 목적으로 평소 시간당 8천300t씩 방류해오던것을 비가 내리던 19일 낮12시부터 시간당 2만5천200t으로 방류량을 늘리는 긴급조치를 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류량으론 당시 초당 361톤씩 유입되는 수량을 대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처사란 비난을 면치 못해 수자원공사측의 대비책이설득을 잃고있다.

사건을 지켜본 운문댐 하류지역 주민들은 이번사태의 근본원인을 몇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자원공사측이 장마기 폭우현상를 예측하지 못한체 무사안일한 태도로 공사를 강행한 결과라는것.

또한 운문댐 보수보강공사의 사업발주 시가가 너무 늦었다는것. 즉 늑장공사로인한 예상된 재해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자원공사측은 지난해 불거진 댐체의 부실공사 보완공사를 추진하면서 당시 지적당한 수문보강작업도 긴급히 추진했어야하나 우기가 시작되는 시점인 5월에 시작해서9월쯤 완공한다는 계획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처사라는것.

그리고 수개월간의 가뭄기끝에 갑작스럽게 내린 집중호우도 원인일 수 있다고 동의한다. 그러나 댐 전문가라면 강우량에따라 유입량을 예측, 임시 둑 붕괴사고가 나기전에 수위조절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수자원공사측의 안일한 대처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사를위해 만든 임시둑의 허술한 구조도 문제다. 수자원공사는 당초부터 댐수위가 높아지면 임시둑으로만 물길을 넘길수밖에 없음에도5m폭으로 만든 임시둑은 흙막이 둑으로 지탱해왔다. 갈수기때에는 담수량이 적어서 공사가 가능했으나 최근 몇차례의 폭우로 유입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결국 엄청난 수압을 견뎌내지 못한것. 수위가 높아진다고 예측했으면 임시 물막이둑을 흙으로 만들것이 아니라 수압을 늘히 견뎌낼수있는 강력한 구조물을설치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문댐은 대구와 경산, 영천, 청도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식수전용댐이다. 그러나 불과 수년전에 건설된 댐치고는 구식설계구조를 하고있다.물이 많으면 자연적 물넘이를 넘치도록 한 자연월류식이다. 수문이 없어 집중호우시 유입량이 늘어나도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는 약점을 나타내고 있다.

수자원공사에서는 운문댐의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기위해 지난5월부터 수문만들기 등 보수보강공사를 추진중이었다. 청도군민들은 "운문댐이조성된후 도리어 우리지역의 물을 사먹어야 하는 처지로 돌변했다"며 앞으로 법적대응도 고려할뜻을 밝히고 있다.

청도 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