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약하는 지역기업들-청구도시락

"위생을 기본으로 맛과 품질에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주)청구도시락 권오섭(39) 사장은 10년만에 전국 규모의 도시락 제조업체로 성장한 배경을 이같이 말한다.

흔히 말하는 2~4평 크기의 공간에서 전기밥솥으로 밥을 해 승용차로 나르는 소규모 업체가 아니다. 120평 작업공간에 밥솥만도 55인분 30개로 하루 1만명분의 밥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인력도 영양사, 조리사 등을 합해 20여명에 달하고 손이 달릴 때는 추가 인력을 쓰기도 한다. 15대의 배달용 승합차량 운전자들은 대구는 물론 경남.북 구석구석을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여서 전화로 대충 말해도 머리속으로 약도를 그려 찾아간다.

아무리 많은 양이라도 4, 5시간 전에만 주문하면 어김없이 밥상을 차려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깨끗한 도시락'이란 이미지를 위해 전 직원이 머리를 맞대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청구도시락.

사무실은 물론이고 공장주변에서조차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오전 배달시간에 맞춰 신선한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해 음식담기 등 작업은 새벽에 한다. 요즘같은 여름철엔 신선도 유지를 위해 24시간 에어컨을 가동, 냉장고에 들어온 느낌을 받을 정도다.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 쓰는 것도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영양사가 귀띔한다.

이같은 경쟁력이 바탕돼 갈수록 인스턴트식품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청구도시락은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후 대부분 업체가 구조조정을 했지만 청구도시락은 인력을 확충하고 매년 5, 6%대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하루 1만명분을 제공할 수 있는 (주)청미급식센터를 설립, 학교급식에 뛰어드는 등 사업영역 확대도 꾀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등 전국 각지의 병원 장례식장에 장지용 도시락을 공급,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청구도시락은 배상책임보험(한도 3억원)까지 가입한 중견업체답게 매년 정기적으로 불우시설과 노인들에 대해 급식지원을 하는 등 사회기여 쪽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도시락 영업으로 업계에 첫 발을 디뎌 이젠 업체 대표가 된 권 사장.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들을 대하면서 터득한 '도시락도 서비스인 만큼 친절과 믿음, 약속시간 준수가 바탕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기업경영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 오늘도 뛰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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