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 외도 끝내고 다시 캔버스 앞에

◈네번째 개인전 강리나씨"오랜 방황(?)을 끝내고 겨우 제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한때 에로배우로 스크린을 누비던 작가 강리나(36)씨가 오는 20일까지 우봉미술전시관(053-622-6280)에서 4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89년 전직 대통령과 유명 여배우의 불륜을 그려 화제를 모았던 '서울무지개'(대종상 신인상 수상)로 데뷔, '반금련 1.2', '알바트로스' 등 18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그가 붓을 다시 잡은 것은 지난 97년부터.

"영화배우로 나선 것도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갈 학비를 벌기 위해서 였다"는 그는 "배우 생활중에 5편의 영화미술을 맡아 무대설치, 세트디자인, 포스터 제작을 하면서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마전까지 거침없는 드로잉 중심으로 미국 팝아트 작가 바스키아의 영향을 받은 낙서화에 주력했으나, 2년전부터 조명을 이용한 설치미술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 공식을 화면에 채워넣은 낙서화도 있지만,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인간의 혈관을 표현하면서 존재와 생명의 메시지를 던지는 '혈관백화점'이란 설치물이 눈길을 끈다.

"미술계에서 배우 출신이라는게 오히려 약점일 수 있어요. 제 작품도 완벽하지 않고요…. 그러니 더욱 열심히 작업하는 방법밖에 없죠". 그는 지난달 1년여간의 피나는(?) 도전끝에 대구시로부터 칠곡지역 아파트단지의 조형물 심의를 통과, 기쁨에 들떠 있었다. 첨성대를 반으로 잘라 유리와 아크릴조명으로 '우주를 향한 통로'를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한편 화단의 주목받는 조각가 김성래(37.목암미술관 대표)씨도 20일까지 우봉미술전시관에서 16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향나무를 깎아 우리 고유의 지명과 자연을 표현한 '고려산천'과 화강석 대리석에 산 언덕 등 자연환경을 표현하고 구름 달 등의 자연 이미지와 갑골문(甲骨文)을 새긴 작품을 내놓았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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