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푸틴 올 가을 정상회담 주목

미국과 러시아가 올 가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한 미군 철수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견해 차이가 불거져 미-러 정상간 입장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스크바 공동선언 내용과 지난 3월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공동발표문 내용에 있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러의 외교 기조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5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비롯해 남북대화 등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과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계획 등 쟁점 현안에 대한 미-러 간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한국 및 북한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부시 대통령과 김 대통령은 "양국 정상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 및 동북아시아의 안보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밝혔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러시아는 지난해 남북정상이 이룬 합의를 존중하며 남북문제 해결을 돕는데 건설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사.외교 기조에서는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에서 한반도 안정을 위한 한미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 한미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공동선언문에서 "북한은 남한에 주둔 중인 미군의 철수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서 미룰 수 없는 초미의 문제라고 주장했다"며 "러시아는 이런 입장에 이해를 표명했다"고 명시했다.

미사일방어 체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냉전시대 종식을 전제해 "대량살상 무기 및 운반수단으로서의 미사일로부터 비롯된 위협을 포함하는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대두됨에 따라 억지와 방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며 미사일방어 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공동선언문에서 "북한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본질적으로 평화적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는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며 "러시아는 북한의 이같은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러 정상은 올 가을 푸틴 대통령의 텍사스 방문과 오는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두 차례 양국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러는 오는 7일 워싱턴에서 미사일방어 및 핵무기 감축에 대한 대표단 회담에 이어 13.14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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