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가 연구개발비가 낭비되다니

그렇지 않아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연구개발비가 적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 국가의 연구개발사업의 30%가 중복투자, 연구실적 미흡 등으로 낭비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술만이 살길임은 이미 입증된 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실시한 2001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및 평가결과 보고서를 보면 장 단기 연구개발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또 부처별 인기주의로 추진하다보니 중복 투자도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연구개발비 배정에서 대학의 비율은 23.0%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33.2%, 일본 38.8%, 프랑스와 영국의 41.1%, 독일 43.9%보다 훨씬 작은 규모이다. 이는 민간연구기관들이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정부는 기초 기술연구 사업에 집중투자 하지 않고, 당장의 실적에 급급하여 민간이 할 연구개발투자에 중복투자하고 있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잘못을 지적 받고도 시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립의료원 지원 연구사업, 원자력협력 기반조성 사업, 산학협력촉진지원 사업 등이 그것이다. 비슷한 사업이 중복 추진되는 것으로는 한국교육학술 정보원 사업, 자동차 저공해 기술개발 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렇다보니 연간 2조5천억원이 넘는 연구개발사업의 30% 가량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그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우리나라는 99년 말 현재 2.46%이나 미국은 2.46%, 일본은 3.06%로 우리보다 높다. 물론 연구개발비의 절대액은 미국이나 일본의 5%와 8%에 지나지 않는다. 이래서야 같은 외환위기를 겪었으면서도 기술개발투자로 회생을 한 핀란드나 스웨덴의 성공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은 지식기반경제라는 사실은 부즈 앨런 앤드 해밀턴 연구서 등 많은 연구결과가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한푼이라도 낭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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