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초원에 이는 변화 몽골을 가다(5)

◈e메일 유행 울란바토르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e메일의 천국이다.

울란바토르에서 만나는 몽골인은 전화번호는 보다는 e메일 주소를 선호한다.직장인이나 대학생 등을 만나면 반드시 자신의 e메일 주소를 알려준다.몽골대학생들 사이에서 e메일 주소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대부분의 한국 교민들도 e메일 주소를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

울란바토르 현지 칭기스 여행사의 함석규 사장은 "울란바토르에서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최고의 통신수단은 바로 e메일"이라면서 "지구상에서 e메일이 가장 활성화한 도시는 아마 울란바토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울란바토르에서 e메일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몽골은 광활한 국토와 유목생활 등으로 인해 서구와 같은 우편 시스템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또 통신시설의 미비로 국제전화 요금이 상대적으로비싸다는 점도 e메일을 선호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예컨대 몽골에서 한국으로 거는 국제전화 요금은 한국에서 몽골로 하는 것 보다 거의 3배 정도 비싸다.1분당 5달러 정도이다.

오랜기간에 걸친 유목 생활로 외부 세계의 일을 알고 싶어하는 원초적(?) 정보화 욕구 또한 울란바토르를 e메일의 천국으로 만든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하지만 울란바토르 시민의 개인용 컴퓨터 보급률은 10% 안팎.가정에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상류 계층이다.

이런 몽골인들의 정보화 욕구와 지극히 낮은 개인용 컴퓨터 보급률이란 현실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시장 공략에 나선 주체는 다름아닌 우리 교민들.

러시아 대사관과 백화점 등이 위치한 울란바토르의 중심가,수흐바타르구에 위치한 '유비(UB)비디오 및 인터넷 카페'.1년전부터 이 가게를 운영하는박창진(37)씨는 몽골 국립대 한국어과에서 한국어와 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다.박씨는 당초 교민들과 한국 유학생, 상사 파견직원 등을 겨냥해 이 인터넷 카페를 열었지만 지금은 몽골 청소년들이 고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인터넷 카페의 매니저 고명석(31)씨는 "울란바토르 시내의 경우 2년전에 불과 3개에 그쳤던 인터넷 카페가 현재 100여개로 늘어났다"면서 "초반에인터넷 카페를 연 교민들은 대부분 재미를 보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인터넷 카페를 주로 찾는 고객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들이 대부분.대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인터넷 카페는 우체국의 '사서함'처럼활용되고 있다.국내에 있는 친구 또는 친척,그리고 외국에 있는 지인들로 부터의 소식을 전해듣고 연락을 하는 장소 또한 이 인터넷 카페이다.

울란바토르=최봉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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