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쥐라기 공원3'이 대구 도심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공룡과 인간의 사투를 그린 이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도심 극장가에서 1Km 남짓떨어진 대구 신천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는 것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대구 뿐만 아니라 경북 의성, 경남 고성 등 영남 지역은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천국이었다.
쥐라기에 뒤이은 백악기는 지금부터 1억3천500만년전에서 6천500만년전으로 공룡이 왕성히 활동하던 시기였다. 한반도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공룡 화석이 무수히 발견돼 공룡의 주요 서식지로 확인되고 있다. 공룡 화석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발자국 화석은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발자국화석을 중심으로 한반도, 특히 영남지방에서 서식했던 공룡들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중생대 영남 지방은 전라남도 일부를 포함하는 분지 지형으로 거대한 호수가 형성돼 있었다. 아열대 기후에다 울창한 숲과 강수량도 많아 공룡 서식지로안성맞춤이었다. 넓은 호수 지역에 백악기 퇴적분지가 형성되고 육성층(陸成層)인 경상누층군이 두껍게 쌓인 뒤 백악기 말에는 화산암류가 분출하고 뒤이어 불국사일대에 화강암이 관입되었다.
약 1억만년전 당시 공룡들에게 축복받은 땅이었던 경상분지에는 브라키오사우루스, 울트라사우루스, 디프로도쿠스, 브론토사우루스, 바로사우루스 같은 목 긴 초식 공룡과 이구아나돈류에 속하는 조각류 공룡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의성군 탑리에서 화석이 발견된 울트라사우루스는 몸무게만 120t에달하는 가장 큰 공룡으로 '탑리 울트라룡'이라는 한국명이 붙여졌다. 데이노니쿠스와 이구아노돈도 한반도에서 발견된 종은 '한국 공조룡'과 '김씨 이구아노룡'으로불린다.
이들 목 긴 초식 공룡은 쥐라기에 번성했으나 백악기에 접어들면서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기 초기의 목 긴 공룡 화석이한반도에서 무더기로 발견돼 이들의 마지막 서식지가 한반도로 추정되고 있다.조각류 공룡 역시 초식 공룡으로 나중에 오리주둥이 공룡으로 진화한다. 오리주둥이 공룡은 백악기에 가장 흔했던 공룡이다. 오리처럼 평평한 부리에다앞다리는 길고 가늘었으며 앞발가락에 물갈퀴가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는 공룡 발자국의 80% 이상이 조각류 공룡의 발자국이다.
육식 공룡과 날개 달린 익룡의 화석도 한반도에 남아있다. 익룡 발자국은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한반도에서 발견되었다. 발자국을 확인한 결과익룡은 걸어다닐 때 두 발로 걸은 게 아니라 날개를 접은 채 네 발로 걸어다닌 것으로 판명됐다.
공룡은 엉덩이뼈의 생김새에 따라 새의 엉덩이뼈를 닮은 조반류와 도마뱀의 엉덩이 뼈를 닮은 용반류로 나눈다. 조반류는 대부분 초식공룡으로 목이 길고 평평한 이빨을 가졌다. 용반류는 대부분 육식 공룡으로 뾰족하고 날카로운 이빨을 지녔다. 영남지역을 비롯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들은 온순한 성격을 지닌 초식공룡이 대부분이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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