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25·여·대구시 달서구 송현동)씨는 지난 4월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스토킹'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휴대전화에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다. 조심해라 xxx' 등 소름끼치는 문자메시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 여러차례 뜨고 있기 때문. 이씨는 "누군지 짐작은 가지만 직접 말할 수도 없고 발신자 번호도 남겨지지 않아 휴대폰 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음란, 협박, 모욕, 욕설 등 문자메시지를 통한 '휴대폰 폭력'이 도를 넘고 있다. 여성이나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까지 괴롭히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폭력은 발신자 번호삭제, 인터넷 무료 문자서비스 이용 등의 교묘한 방법으로 추적을 피하고있다.
특히 아무 휴대전화나 메시지를 보낸 뒤 여성일 경우 끈질기게 달라붙는 '스토킹'까지 설쳐 피해자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김모(16·대구시 서구 평리동)양은 "어떤 남학생이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하는 것을 거부했더니 그때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밤길 조심해라'라는 협박성 문자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무원 박모(56·대구시 북구 태전동)씨는 최근 '등신같은 놈. 나가 죽어라'는 등 모욕적인 문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박씨는 "직장 부하직원인 것 같지만 발신자 번호가 없어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한번, 두번이면 웃고 넘기겠지만 정도가 너무 심해 참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모(50·여·대구시 남구 이천동)씨는 지난 6월 자신의 친구 이모(50·여)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가끔 만난다는 소문을 듣고 이씨에게 '더러운 x, 친구로서 그럴 수 있나'는 등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처럼 문자메시지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처벌 규정 및 단속 방법이 없고 대다수 시민들이 신고 방법을 몰라 처벌 사례가 드문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 외에 다른 사람도 메시지 내용을 함께 알고 있으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처벌이 가능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메시지 내용에 따라서 성폭력, 폭력 등으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만큼 피해자들은 문자메시지를 지우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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