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국사건 연루자 교사 특별채용

1980년대 후반 시국사건에 연루돼 교원으로 임용되지 못했던 사범대 졸업자들이 오는 9월1일자로 특별 채용됨에 따라, 전교조 해직교사 및 임용 제외자 등 교육계 시국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 중 김병하(37)씨는 경북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나 재학 중의 민주화 운동 경력이 문제돼 임용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다가 12년만에 대구 수성중으로 발령 받았다. 현재는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처장.

손호만(43)씨는 1977년 경북대 역사교육과에 입학한 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에 관련돼 제적.투옥됐다가 24년여만인 내일(25일)에야 대학 졸업장을 받으면서 달서공고.제일여자정보고 겸무 교사로 발령 받았다.

임규영(49)씨는 경북대 일반사회 교육과를 나왔지만 1970년대 유신헌법 반대 운동으로 투옥돼 71학번이면서도 1990년 2월에야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고, 대학 입학 30년만에 구미교육청 산하 학교로 발령받았다.

임명희(여.38)씨는 1984년 경북대 상업교육과에 입학해 학도호국단 폐지 및 총학생회 부활 등을 요구하는 학생운동에 가담한 전력 때문에 교사로 임용되지 못하다 이번에 감포종고로 발령났다.

이들의 임용을 위해 '시국사건 관련 교원 임용 제외자 채용에 관한 특별법'이 작년에 만들어졌으며, 덕분에 대부분은 작년에 특채 조치됐다. 그러나 이 법 역시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일부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 법을 추가로 정비한 뒤 이번에 문제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김병하씨는 "10년이 넘었지만 이제 갓 대학을 졸업했다는 마음으로 교단에 서겠다"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특별채용으로 10년 이상 끌어 온 교육계 시국 사건 갈등은 사실상 정리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989년 해직됐던 전교조 교사들은 1993∼97년 사이 거의 복직됐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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