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가 경북 구간 해역에서 실제로 피해를 낼 상황이 닥치면서 어민들이나 관계기관 사이에서도 갖가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적조 상황에도 치어 방류=경북도 수산자원개발연구소(영덕 병곡)는 적조가 영덕 강구까지 북진해 있는 상태인데도 28일 영덕.울진 앞바다에 각각 14만마리씩 28만 마리의 참돔 치어를 방류, 잘잘못에 대한 시비를 부르고 있다.
연구소 측은 "적조가 더 올라오면 시험장 내 양식장이 위험해져 그 전에 방류하는 것이 오히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으나, 해양수산청 영덕 수산기술관리소 관계자는 "적조가 연안까지 접근하면 방류된 치어가 모두 죽을 것"이라고 이견을 보였다. 어민 이명수(50.강구)씨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태풍이 그립습니다"=8월 중순 들어 초가을형 더위가 세를 얻은 뒤 동해를 지배하던 냉수대는 사라졌으나 이번엔 더 사나운 적조가 닥치자 어민들은 "태풍이 그립다"고 한탄하고 있다.
자연 재해는 역시 자연의 힘만이 해결할 수 있지 사람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태풍이 오면 비를 뿌리고 바다 속을 휘저어 놔 수온을 떨어뜨리면서 산소 부족 현상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울진 후포수협 김한주씨는 "태풍이 많은 피해를 내긴 하지만 바다를 정화시키는 긍정적인 역할도 갖고 있다"고 했다.
◇적조가 오징어 몰고 올까?=양식장 어민들은 적조로 속이 타지만,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은 "혹시 오징어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며 은근한 기대도 갖고 있다. 적조가 온 뒤에는 가을 오징어가 풍어를 이뤄왔다는 경험과 속설 때문.
후포의 채낚기 어민 김모(57)씨는 "어부 생활 수십년 경험으로 봐 적조가 물러간 다음엔 오징어 풍년이 뒤따를 게 틀림 없다"며, "적조를 일으키는 따뜻한 물을 따라 오징어가 몰려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울진군청 수산과 직원들도 "적조가 울진 앞바다까지 기승을 부린 1995년과 97년 9월의 오징어 어획량은 다른 해 같은 달보다 2, 3배 많아 6천270t과 8천283t에 이르렀었다"고 했다.
◇황토 살포는 세계적 기술?=적조 생물 퇴치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는 방법은 황토 살포. 영양물질과 미세 플랑크톤을 흡착.응집시키는 성질이 주효한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수진원 실험 결과 ㎖당 1천~3천개체 되는 적조에 황토를 뿌리면 30분 후에 70~85%, 한시간 뒤에는 85~95%가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한때 화학물질을 사용해 보기도 했지만 2차 오염 피해가 오히려 더 커 포기했고, 선진국에서는 대신 적조 영양 물질(영양염류)의 육상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근본적인 퇴치법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황토 사용법을 개발해 효과를 거두자 세계 각국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수진원은 밝혔다.
◇개발했다던 새 기술은 어떻게 됐나?=2년 전 포항산과연(RIST) 연구팀이 개발한 적조퇴치법이 이번에 상용화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어민들은 의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RIST 센서계측 연구팀 김광일 박사가 바닷물 전기분해 때 만들어지는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의 독성이 고밀도 적조도 2시간 이내에 100% 박멸한다고 발표했던 것. 김 박사는 해양수산청 등과의 공동 반복 실험도 거쳐 효력을 입증했었다. 바닷물을 시간당 2만t(폭100m, 길이 200m, 깊이 1m의 바닷물) 가량 처리할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데 사용되는 비용은 1억5천만원 이내.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 기술 도입 의사를 밝힌 국가 기관은 없었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적조가 다급해진 28일 김 박사는 포항 해양수산청을 찾아 자신이 만든 실험장비를 투입키로 했으나 그걸 실을 바지선 구하는 것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유해성 적조 홀수 해에 기승=피해를 일으키는 적조가 동해안까지 북상하는 등 규모.피해가 커지는 일이 주로 홀수 해에 일어나고 있어 관심거리가 됐다.
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유해성 적조 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1995년 홀수 해이고, 이때는 8월29일 전남 고흥에서 발생한 뒤 17일만에 강릉까지 북상한 뒤 10월21일까지 무려 54일간이나 지속됐다.
역시 홀수 해인 1997년에도 8월25일 고흥 수역에서 발생해 열흘만에 울산 해역까지 북상했고, 역시 홀수 해인 1999년에도 같은 행태를 보이면서 밀도가 4만3천개체까지 짙어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홀수 해인 올해 역시 그때와 같은 해역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뒤 11일만에 부산을 지났고 15일만에 영덕까지 북상했다.
수진원 관계자는 "홀수 연도 규모 확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냉수대 소멸 시기, 장마철 집중 호우, 일사량 등이 보이는 격년 주기와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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