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퇴치 기술이 개발됐다고 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는데 그 기술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유독성 적조대가 양식장 수백m 앞까지 몰려와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는데도 대응책이라고는 20년전부터 사용해오던 살포용 황토흙 몇트럭 준비한게 전부인 지역 어민들. 이들은 지난 99년 포항산과연(RIST) 연구진이 개발한 적조퇴치법이 상용화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의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RIST 센서계측연구팀 김광일 박사는 지난 99년 8월 바닷물을 전기분해할 때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의 독성이 고밀도의 적조생물도 2시간 이내에 100% 박멸한뒤 바닷물로 환원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 박사는 지난 98년 연구에 착수한 이래 지난해까지 마산만과 거제·통영 앞바다에서 군산대 등 대학 연구진 및 해양수산청 관계자들과 공동으로 수차례 반복실험을 한 끝에 차아염소산나트륨이 적조퇴치 효과는 크고 생태계에는 거의 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기술개발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양수산부나 수산진흥원 등 관련 기관 어디도 기술 도입의사를 밝혀온 곳이 없다. 기술상용화는 고사하고 아직 실험실 문도 나서지 못한 상태다. 그리고 올해 다시 유독성 적조대가 기승을 부리자 당국은 「예찰강화, 황토살포」라는 구시대적 구호만 재창하고 있는 것.
김 박사는 『몇개 기관·단체에서 문의는 있었지만 기술도입 의사를 밝혀온 곳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어민들은 『적조피해가 날 당시에만 호들갑을 떨 뿐 지나고 나면 까맣게 잊어버리고 아무런 대비책도 세우지 않는 당국의 안일주의가 매년 같은 피해를 재발시키고 있다』며 비난했다.
적조생물이 함유된 바닷물을 시간당 2만t(폭100m, 길이 200m, 깊이 1m의 바닷물) 가량을 처리할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데 사용되는 비용은 1억5천만원 이내. 대부분 영세규모인 어민들이 투자하기에는 부담이지만, 적조로 매년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나 자치단체 등의 투자가치는 충분하다는게 김 박사의 주장이다.
김 박사는 28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을 찾았다. 그리고 27일부터 높아진 파도가 잠잠해지는대로 자신의 실험장비를 이용해 적조퇴치 작업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장비를 탑재할 바지선 구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게 어민들의 마음인데 수차례의 현장실험을 통해 효능이 입증됐는데도 사장되고 있다는게 말이 됩니까』 김 박사의 연구결과에 기대를 걸었던 어민들은 무관심하게만 보이는 당국의 태도를 두고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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