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가치가 금융권에서 만큼 위력을 발휘하는 곳도 없다. 무담보·무보증·최저금리로 서로 돈을 빌려 주려고 제1·2금융권마다 안달이다.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강점. 신분이 확실한 데다 쉽사리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특성을 감안해서다. 공무원들의 급여도 크게 올라 웬만한 민간 업체나 자영업자들보다 신용도가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공무원들은 의사나 변호사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나은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다.
대구은행은 '공직자 우대대출'을 신설, 11일부터 최고 5천만원까지 무보증 신용대출 판매에 들어갔다. 금리는 우대금리(연 9.75%)가 적용되는데 무보증 신용대출로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대출 대상자는 행정·소방·경찰 및 교사 등 지역 내 공공기관의 모든 공직자이며 대구은행과 거래가 없더라도 대출 받을 수 있다. 대출금액은 직위·직급에 따라 최고 5천만원까지이며 대출기간도 정년 범위내에서 최장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연체만 없으면 별도의 대출 서류 없이도 약정기간 내에서 자동연장돼 은행에 나오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대출 종류도 마이너스통장대출, 만기일시상환대출, 분할상환대출 등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도록 다양화 한 점이 특징.
대구은행은 이달 중 공무원들의 퇴직금 한도내에서 대출이 가능한 대출신상품도 내놓을 예정인데 무보증신용대출에 비해 훨씬 낮은 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들도 공무원들에게는 최저 금리로 대출 세일을 하고 있다. 마이너스 대출의 경우 별도 거래가 없어도 1천500만원까지는 즉석에서 대출해주는 은행들이 많으며 신용대출도 3천만원까지는 무보증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대출에 전력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공무원들에게는 직급에 따라 5천만원까지 시중은행의 우대금리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일반 고객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에 13년 근속해온 최모(43)씨는 "보증인을 세우고도 2천만원을 대출받기가 무척 힘들었다"며 "공무원의 직업 특성과 금융권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은 이해하지만 솔직히 속은 상한다"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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