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가사상과 가정윤리-인심정화와 인생미화 작용

현대화의 급격한 발전은 현대사회와 가정생활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고, 동시에 사람들에게 많은 새로운 문제와 도전을 내놓고 사람들의 대응과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동서양이 직면한 문제가 같지는 않지만, 어떻게 문명의 부정적 현상에 대응하여야 사람들의 감정과 마음의 안정을 해치지 않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질화·물질화된 발전동향을 전환하게 해야하는가 하는 점에서 동·서양사회 모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정은 사회조직의 기본세포이고 사회를 응집시키는 활력의 원천이다. 현대 유럽과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가정의 해체나 비정상적인 가정 등의 문제는 모두 가정윤리를 도외시함으로 조성된 사회문제였다. 따라서 가정윤리는 큰 효과를 지닌 보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서방의 국가들이 이미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난 뒤 전통적인 가정모델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지만, 윤리관념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사회문제는 여전히 계속 발생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풍조가 동아시아로 밀려 온 경험과 그에 따른 이론의 추진도 유럽과 미국에서는 바야흐로 사라져 가는 퇴조임에도 동아시아에서는 이제 막 유행하려 한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서방의 개방에 대하여 일찌감치 모든 정신적 울타리를 없앴기 때문에 다만 그 기초와 속도에서 비교적 조금 늦을 뿐이다. 만약 구미에서 발생했던 경험을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면 우리들은 곧 반드시 자신들의 울타리를 보수하여 다시 새롭게 윤리의 강령을 세워야 한다. 동양사회의 각종 혼란을 정리하거나 방지하고, 구미의 각종 사회병태를 피하거나 치료하여야 한다.

오늘날 크게 동서양의 세계를 보면 그 공통적인 특징과 경향은 곧 '질서의 상실'이라 할 수 있다. 상하·좌우·전후의 관계가 모두 전도되거나 무시되는 위험에 처해있고, 신앙의 상실, 가치의 전도는 도덕윤리관념의 붕괴를 가져왔다. 그 원인은 대체로 서양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방사회는 원래부터 도덕의 역량에 대하여 그렇게 큰 믿음을 가지지 않았고, 사회의 발전운용은 주로 법률과 제도의 보호에 의존하였다. 그들이 받드는 개인주의는 당연히 우리들이 예전에 비판했던 것과 달리 자사(自私)·자리(自利)·자아(自我)를 지상으로 여기는 것이었고, 개인을 본위로 하여 관리를 지향하는 기제라고 하겠다. 과학기술의 진보와 경제의 발달, 문화적 번영 등은 모두 이와 절대적인 관계가 있다.

지금 각 나라의 문화는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유가윤리는 종교배경이 없어서 다른 종교와 충돌이 생기지 않는다. 시급히 유가윤리를 문화정신으로 앙양하고 아울러 종교적 마음을 함께 포용해야한다. 유학이 비록 종교는 아니지만 일정한 종교성을 갖고 있어서 종교처럼 인심을 정화하고 인심을 모으고 인생을 미화하는 작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각 종교와 평등하면서도 공개적인 대화를 나눔으로써 각 종교·문화간의 조화를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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