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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증권 집단소송 때는 늦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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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부터 도입 예정인 증권분야 집단소송제는 힘없는 개미군단들의 권익보호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시행 시기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소송 폭주로 경영이 위축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지만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면 벤처산업이 극도로 과열되고 코스닥 시장이 폭발하던 당시에 도입됐어야 할 것이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단소송제 도입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지금 국내 증시의 거품이 거의 빠졌고 벤처업계마저 죽을 쑤고 있는 마당에 집단소송제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법무부가 14일 재정경제부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증권관련집단소송법' 시안을 보면 집단소송제 도입대상은 기업체의 분식회계, 허위 공시, 유가증권 발행 허위신고, 주식시세 조작, 미공개정보 이용 등 5가지로 요약된다. 그런데 코스닥 상장기업 및 관리종목 등에 만연한 주가조작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주식시세 조작 행위와 미공개 정보이용 행위는 해당 기업의 매출액.자산규모와 상관없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으나 분식회계, 허위공시, 허위신고는 해당기업의 자산이 2조원 이상일 때만 소송 제기가 가능하도록 제한한 것은 이해 할 수 없다. 증권시장 위법행위의 대부분이 자산 2조원 미만의 기업이나 신흥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책의 실효성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 경기 회복을 위해 기업의 규제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집단소송제 도입은 소액 주주들이 직접 기업을 감시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문제는 이번 '이용호 게이트'에서도 드러났듯 증권관련 대규모 불법행위는 증시 내부의 취약성 보다는 오히려 권력과의 '검은 고리'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증권시장에 권력과 유착된 투기세력을 없애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증시를 안정화시키는 데는 미흡 할 것이다. 증권시장은 가능한 외부 세력을 차단하고 시장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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