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산 찐쌀 국산 둔갑

국내산 쌀 재고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가공식품원료 명목의 '찐쌀' 수입량이 크게 늘고 수입품을 국내산으로 속여파는 경우도 흔해 양곡농가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미숫가루, 이유식, 떡 등 가공용으로 수입되는 '찐쌀' 수입량은 지난 98년 3천767t, 99년 4천301t, 2000년 6천525t으로 매년 큰 폭 증가추세라는 것. 또 올들어서는 6월말 현재 4천68t에 이르는 등 올 한해 찐쌀 수입량이 수입이 처음 시작된 지난 96년(800t)의 10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찐쌀 수입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수입 찐쌀의 80%를 넘는 중국산 등 대부분이 kg당 1천원가량으로 국내 쌀(kg당 2천원)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 게다가 수입량이 엄격히 규제되는 생쌀과는 달리 관세를 물고 검역을 받으면 누구나 쉽게 수입할 수 있는 자유수입품목인데다 이미 쪄 말린 상태여서 별도의 가공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는 것도 식품가공업체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수입산 찐쌀 증가와 함께 이를 국내산으로 속여 유통시키다 적발되는 업자도 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에서 수입찐쌀의 원산지를 속여 팔다 업체는 모두 8곳(280kg)이었으며 올해는 9월말까지 9건(903kg)이나 됐다.

실제 지난 9월 경북 성주시 ㅅ 식품의 경우 중국산 찐쌀 125kg을 국내산 찹쌀과 혼합,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슈퍼, 할인점 등에 찹쌀가루로 공급하다 적발되는 등 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수입찐쌀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경북지사 관계자는 "찐쌀 수입증가와 함께 원산지 허위표시로 적발되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가루로 만들어진 상태에서 국내산과 섞여 유통되면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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