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S·이총재 경남 잡기 기싸움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측이 14일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경남 도민들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1만여명(경찰추산 4천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회 재경 경남향우회에는 YS와 민주당 한광옥 대표 부부, 이 총재 부인인 한인옥씨, 김종하 국회부의장, 하순봉 부총재, 나오연 의원 등 경남 출신 이 총재 측근들과 김혁규 경남지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YS는 축사에서 "경남에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을 종식시킨 위대한 힘이 있다"며 "92년 대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나를 대통령에 당선시켜 준 그 때의 감격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내년 대선에서의 '경남 역할론'을 은근히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대단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이를 탈출할 유일한 힘은 여러분에게 있다"며 연설도중 '경남의 힘'을 수차례 강조했다.

YS 측근으로 대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김 경남지사도 "나라가 어렵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라면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잘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 핵심측근인 하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 대신 부인인 한인옥 여사가 이 자리에 왔다"며 한씨를 청중들에게 소개했다.

하 부총재는 이어 "이회창 총재의 처가도 경남"이라고 분위기를 띄운 뒤 "지난 대선때 경남이 분열하면서 정권을 빼앗긴 만큼 이제 똘똘뭉쳐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며 지역정서를 자극했다. 김 부의장은 한 술 더떠 "우리 경남에서 '제2의 이인제'가 나오면 안된다"며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경남 진주 출신인 부인 정영자씨와 함께 참석한 민주당 한 대표는 야유가 나오는 와중에 축사에 나서 "처가 식구들을 만나러 왔다"며 "사위로서 큰 절을 올린다"고 응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경남출신 일부 의원들은 YS가 행사장을 퇴장한 뒤 뒤늦게 참석하는 등 이 총재측으로부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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