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산업 침체로 대학가에 벤처창업 붐이 자취를 감추고 사시·외시·행시·공인회계사 등 '고시열풍'이 다시 휘몰아치고 있다.
경북대 경우 2~3년전 국내에 불어닥친 IT벤처 열풍에 따라 학생 벤처업체 5개가 창업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같은 움직임이 사라졌다.
이 학교 테크노파크 최봉열 교수(전자전기공학)는 "벤처산업 침체 때문인지 요즘은 벤처에 나서는 학생들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각종 고시반은 넘쳐나고 있고, 전공을 포기하고 고시에 매달리는 대학생들도 크게 늘었다.
대구지역 모 대학교 95학번인 김모(26)씨는 지난해 말 군대를 제대한 뒤 지질학자의 꿈을 포기하고 복학도 미룬채 사법고시에 매달리고 있다.
김씨는 "선배들이 수년째 백수생활을 거듭하는 걸 지켜보면서 전공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1학년때인 지난해 말부터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대구 ㄱ대학교 어문계열학과 이모(20·여)씨는 "당분간 최악의 실업난이 계속되리라는 전망에 따라 아예 입학과 동시에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경북대 경우 사시, 행시, 외시, 공인회계사 등 8개의 고시반은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지난 6월 입반시험을 치른 법대 사법고시원 경우 총 154명 모집에 380여명이 몰려 지난해 12월 입반시험때보다 지원자가 100여명이나 늘었다.
지난달 22명을 새로 모집한 상대 공인회계사 고시원에도 지난해보다 20명 가량 증가한 50여명이 몰렸다.
영남대 최경조 취업정보실장은 "벤처창업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외면하는 반면 고시는 합격할 경우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다는 점에다 날로 심해지는 취업난 때문에 다시 몰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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