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용호게이트 실명거론 여.야 대치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은 19일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으로 권노갑 민주당 고문과 김홍일 의원, LG스포츠단 사장인 정학모씨를 지목, 파문이 일고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호남인맥에서 정씨는 김 의원 이상의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김 의원이 경희대 학생시절부터 정씨를 모셨기 때문에 정씨가 김 의원을 등에 업고 대리권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특히 "정씨는 두산중공업 윤모 사장에게 대구.대동간 고속도로 공사와 관련, 에덴건설에 총 440억원의 오더를 받게 해주고 공사비 3%를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용호 게이트의 경우 검찰이 여운환과 이용호 선에서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것은 이 사건뒤에 정씨와 김 의원, 권 고문이라는 몸통을 피해가기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이라는 일부 검찰내부의 비판이 있다"고 질타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한나라당이 19일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용호 게이트' 몸통으로 지목하자 민주당은 "끝까지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은 19일 원내대책회의와 의원간담회에 이어 20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대응 방침을 정하는 한편 실명을 거론한 한나라당 안경률.유성근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기로 했다. 또 실명 거론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직.간접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 이 총재도 함께 고발키로 했다.

0...박상천 최고위원과 이상수 총무 주재로 열린 19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야당이 면책특권을 악용, 의혹부풀리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여당의 전.현직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개인문제를 이용호 게이트와 연개시킨 부도덕한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10.25 재.보선을 염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용학 대변인은 "우리당 인사가 누구누구와 알거나 가깝다는 것과 '이용호 게이트'사건에 그 사람들이 연관됐다는 것이 무슨 상관인가"며 "정치인에 대한 인격테러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의 영역까지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 제도적 개선책을 강구키로 했다.

0...한편 19일 오후 4시쯤 가까스로 속개된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 김경재.장영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홍일 의원을 두둔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은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이회창 총재는 신원조회하고 밥먹고 커피마시느냐"고 되물었다. 장 의원도 "김홍일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으로 교도소에 갇혀 기구한 인생을 살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은 "시중에 이니셜로 떠도는 의혹을 공개, 정부측에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냐"고 반박, 민주당 의석에서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0...보충질의 때의 분위기는 더욱 험악했다. 민주당 윤철상 의원이 "실명을 공개했으니 근거를 내놓으라"고 추궁하자 한나라당 안 의원은 "정학모씨가 올림픽조직위 부위원장이 된게 누구 추천이냐"며 또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또 유성근 의원이 "김홍일 의원이 정씨와의 관계를 시인한 이상 수사를 왜 하지 않느냐. 오죽하면 국민들이 조폭정권이라 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이자 민주당 의원의 삿대질과 욕설이 터져나왔다. 몇몇 의원들은 발언석까지 뛰어나가 "당장 내려오라"고 소리쳤고 발언을 마치고 나온 유 의원의 가슴을 떠밀어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한나라당 안경률.유성근 의원이 이용호 게이트의 몸통으로 민주당 김홍일 의원을 지목하자 김 의원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대통령인 아버님의 끊임없는 가르침으로 그렇게 부도덕하게, 과거 정권실세처럼 살아오지도, 살 줄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야당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K라 해놓고 뒤에서 '김홍일.권노갑'이라고 흘려왔다"며 "그러나 오늘 실명을 거론한 이상 사실관계를 밝히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 8월4일 제주도에 갔었나.

▲매년 제주로 휴가를 간다. 정학모 사장은 갔지만 조풍언 사장은 없었다.

- 정학모씨는 대학서 알았나.

▲정씨는 나와 대학 선후배 관계다. 내가 대학 정외과에 입학했을 때 그는 체육학과를 졸업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동향출신으로 두터운 교분이 없었으나 재학시절 힘깨나 썼던 선배로 기억한다. 내가 몸이 불편하자 건강에 관한 여러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그와 자연스레 교류가 있어왔다.

- 지난달 국감에서 한나라당 유성근 의원이 정학모씨를 거론한 후 정씨를 만났나. ▲만난 적은 없고 전화통화만 했다. 전화로 '생사람 깡패 만들어 미안하다'고 했다.

-제주에서 여운환씨를 만났나.

▲제주공항에서 정씨가 '아끼는 후배로 사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제주에 사업체가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묵던) 신라호텔과 제주를 출발할 때 공항에 나왔다. 하지만 '바쁠 텐데 뭐하러 왔느냐'고 돌려보냈고 그때는 '주먹'인 줄 몰랐다

-광주 프라도호텔에서 여씨와 잦은 회동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거짓말이다. 해태 타이거즈가 기아에 인수될 때 내가 도움을 줬는데 기아 타이거즈가 고맙다고 출범식에 초청, 광주에 갔다. 출범식 후 정씨가 밥을 산다고 해서 갔는데 그게 프라도호텔이었다. 여씨가 인사하러 왔지만 같이 식사하진 않았다. 식사 도중에 전화가 와서 받으니 신분은 밝히지 않고 '왜 거기 계시느냐. 안됩니다'며 '거기 사장이 여씨인데 주먹입니다'라고 했다. 모 기관에 있는 분인 것 같은데 나를 아껴서 전화한 것 같다. 그래서 정 사장에게 '여씨가 주먹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얘기해 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서운해했다. 그후로는 (여씨와) 만나지도 않았다.

-이용호씨는 아는가.

▲모른다. 내가 무슨 실세인가.

- 대통령이 뭐라고 하던가.

▲"미안하다. 나 때문에 너희들이 고생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참으라고 하신다. 나도 (참지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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