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PEC 정상회의 20일 개막

제9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0일 오후 상하이에서 21개 회원국 정상 및 정부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제설명회를 시작으로 이틀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새 세기의 새로운 도전에의 대응: 참여와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주제로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및 지역경제 현황 ▲인간능력 배양 ▲21세기 APEC의발전방향 등에 대한 역내 회원국간의 협력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각국 정상 및 대표들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국제회의중심(ICC)에서 열린의제설명회에 참석, 의제와 안건 등 APEC 각료회의 결정사항을 검토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WT0(세계무역기구)의 뉴라운드를 올해안에 출범시키고 오는 2010-2020년까지 역내 무역을 자유화하는 내용의 '상하이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 9월 11일 테러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다자회의인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특히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테러리스트에 대한 자금유입차단 등 협력을 다짐하는 '반테러 선언'도 채택될 예정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21일 오전 정상회의에 참석, 제1주제인 '세계경제 및 지역경제'에 관한 첫번째 발제자로 나서 ▲세계경제 위기극복 방안 ▲역내 회원국들의 구조조정을 통한 시장신뢰 회복 ▲경기부양의 필요성 등을 역설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김대중 대통령이 20일 오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개별 정상회담을 모두 마쳤다.

김 대통령의 이번 4강 외교의 성과는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지지 ▲반테러 공동전선 구축을 통한 월드컵 안전확보 ▲꽁치잡이 등 경제현안 타결의 실마리 확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햇볕정책에 대한 주변 강국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 약속이 성과로 꼽힌다. 이는 미국의 테러 참사 여파로 국제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기반 마련은 물론 향후 북한측의 빈번한 약속 파기로 파행상태에 있는 남북관계 진전에도 큰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받은 것은 주목할 만 하다.

물론 부시의 이같은 입장 천명은 김 대통령이 미국의 반테러 전쟁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약속한데 대한 반대급부의 성격을 갖는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남북관계 진전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장 주석은 한반도 안정을 바라고 있으며 지난 9월 방북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서울답방을 권유했다고 밝힘으로써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러시아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김 대통령의 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추가된 반대러 대책에 대해서도 4강 모두가 지지를 밝힌 것은 내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안전확보와 관련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내년 월드컵 대회 때 테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대 테러문제에 대해 한국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고, 푸틴 대통령도 『북한으로 하여금 반테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며 북한을 설득해 러시아와 연대를 통해 반테러 활동에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의제로 채택된 반테러대책 문제는 발등의 불로 떨어진 월드컵 안전의 확보라는 성과를 우리에게 안겨준 셈이다.

한국과 러시아.일본간 긴급한 현안이 되고 있는 꽁치문제도 발전적 해결의 계기가 마련됐다. 이 문제의 당사자의 하나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남쿠릴 수역내 꽁치잡이가 영토문제와 무관한 상업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지난 10.15 한일 정상회담에서 김 대통령이 제시한 입장에 동조, 이 문제가 우리에게 유리한 입장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한국의 어획량 확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겠다』며 『한국측과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0.15 회담에서 일본측이 김 대통령의 문제제기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점을 감안할 때 남쿠릴 수역내 한국어선의 꽁치잡이 문제는 한.러.일간의 개별회담을 통해 영토문제와는 무관한 상업적 문제의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는 평가다.

상하이.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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