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산업지도가 바뀌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미래모빌리티, 첨단바이오, 첨단국방산업을 중심으로 국가의 미래 성장축이 재편되고 있다. 지역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건물을 짓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미래산업을 유치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가 되었다. 산업을 선점한 지역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대구는 수십 년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한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K-2 군공항 이전 사업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K-2 후적지를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아파트를 공급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개발이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K-2 후적지의 가치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에 있지 않다. K-2 후적지는 대구의 미래 산업구조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다. 대구의 미래 50년, 나아가 100년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발 논리가 아니라 산업 전략이다. K-2 후적지는 도시개발사업이 아니라 산업전략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가전략산업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첨단국방산업, 미래모빌리티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거점을 조성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반드시 검토해야 할 분야다. 반도체는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산업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 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구개발과 첨단기술 산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
최근 정부의 첨단산업 정책을 보면 수도권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은 중요하다. 특정 지역에만 기회가 집중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또 다른 지역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대구경북 역시 국가 첨단산업 정책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이 완성되면 항공물류와 첨단제조, 연구개발 기능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K-2 후적지와 대구경북신공항은 결코 별개의 사업이 아니다. 대구경북신공항이 대한민국 남부권의 새로운 관문이라면, K-2 후적지는 그 관문과 연결된 미래산업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 신공항이 사람과 물류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면, 후적지는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를 설득해야 하고, 기업을 만나야 하며,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치열하게 움직여야 한다. 국회의원의 역할도 단순히 예산 확보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 산업정책의 흐름을 읽고, 기업 투자를 유치하며, 지역의 미래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K-2 후적지 개발은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의 역량을 평가받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지역의 몫이다. K-2 후적지가 단순한 아파트 단지로 기억될 것인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기억될 것인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제는 개발이 아니라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 미래의 중심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이 있어야 한다. K-2 후적지는 대구의 마지막 개발지가 아니라, 대구의 새로운 미래가 시작되는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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