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서 만루포

두산의 '웅담포' 김동주(25)가 한국 프로야구의 명장면으로 영원히 기억될 'KS마크'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팀 타선의 폭발로 10대8로 앞선 3회말 1사 만루에서 타자일순하며 2번째 타석에 오른 김동주는 삼성투수 박동희가 던진 구속 141㎞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린 뒤 좌측 스탠드에 그대로 꽂혔고 김동주는 두 손을 치켜올린 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3만5천여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개의 홈런을 날리며 4할대의 타율(0.429)과 9타점을 기록했으나 2차전에서 당한 오른손 중지 부상으로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을 단 한방에 떨쳐 버린 홈런이었다.

김동주는 이날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18-11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프로야구 원년(1982)에도 두산의 전신인 OB가 3승1무1패로 앞선 가운데 벌어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3이던 9회초 김유동이 만루홈런을 날려 결국 우승을 차지했었다.

당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오른 김유동으로부터 만루홈런을 맞은 이선희 투수는 20년이 지난 후 삼성 더그아웃에서 팀의 투수코치로 김동주의 그랜드슬램을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