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7시. 안동 옥동사무소 앞 100여평 짜리 조립식 가건물에 악기를 맨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팝스 오케스트라' 단원인 순수 아마추어 음악인들. 그 중에는 교수도 있고 경찰관·공무원·자영업자·회사원도 있었다. 무려 40여명.
이날 모인 것은 27일 있을 ㅎ아파트 입주민 환영행사 초청 연주 총연습을 하기 위한 것. 매주 두차례 함께 연습해 정기연주회도 갖고 각종 행사장에도 출연한다고 했다.
맨 뒷줄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는 사람은 영양군청 박준배(42) 건설행정 담당. "고교 시절 악대부에서 활동했지만 공직생활 시작 뒤 잊고 있다가 작년에 몇명의 연주인들을 만나면서 생활의 활기까지 되찾았지요". 공사장을 맴도는 생활, 고향 안동에서 영양까지 출퇴근 하느라 지쳐가던 몸, IMF사태로 얼어 붙었던 마음, 그리고 어느듯 40대… 뭔가 돌파구가 간절하던 즈음 오케스트라가 창단됐다고 했다."퇴근 후 포장마차에서 소주로 마음을 달래고 꽉 닫힌 노래방에서 질러대는 고함이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었지요. 그러나 연주를 시작하면서 삶에 엄청난 변화가 찾아 왔습니다". 수동적이던 공직 생활에 자신감이 되돌아 온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라고 했다.
오케스트라는 영양 고추문화 축제와 안동 탈춤축제에서도 축하공연을 했다. 그래서 박 담당은 이제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이웃들에게 소박하고 작은 기쁨을 주는 것도 공직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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