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식점에서 주문한 것 중 마음에 드는 것은 공산품인 병맥주뿐이었습니다"('야후'의 '음식남녀'에서).
"XXX식당 가지마세요. 아무리 질보다 양이라지만 양도 적었죠.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티는 맹물맛밖에 안나구요"('다음'의 음식카페).
"칠성시장 내 장어구이 집 중 OOO집, 정말 맛있고 친절합니다"('다음'의 게시판에서).
음식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음식과 요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음식평가단, 음식동호회, 일반 네티즌들이 체험한 음식점에 대한 평가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들이 '입 도마'에 오른 셈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음식점포털사이트 아이굿푸드(www.igoodfood.co .kr)가 지난 19일 '맛·서비스 평가단'을 출범시켰다.
영양사, 음식점컨설턴트, 일반인 등 7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매월 2, 3차례 지역 음식점을 방문해 맛과 서비스, 분위기 등을 손님의 입장에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린다.
평가단은 이날 대구시 중구 경북대 병원 인근 전통음식점을 찾아가 식사를 하고 미리 준비한 평가서에 채점을 했다.
이 음식점은 항목별 평균점수가 맛은 2.39, 서비스 2.83, 전반적 분위기 2.72(각 항목 5점척도이며 낮을수록 좋은 평가)란 점수를 받았다.
아이굿푸드를 운영하는 (주)링크데이터의 마케팅 지원팀장 손창민(31)씨는 "대구지역 외식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음식점측의 반발도 있겠지만 손님 입장에서 솔직한 평가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활동은 음식점에 대한 질적 경쟁을 촉진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반면부정적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자작극'을 통해 특정 음식점을 칭찬하거나 매도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특히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네티즌이 올리는 음식점에 대한 평가는 '익명성'으로 인해 충분히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게 음식점 주인들의 중론.
대구시 수성구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최모(35)씨는 "요리사이트에 들어가면 특정 식당에 대한 칭찬이나 비난의 글이 집중돼 있는 것을 자주 발견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의도적'이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국제행사를 앞둔데다 외식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음식점에 대한 공개 평가활동은 공정성의 시비가 우려되지만 지역의 외식문화 발전을 위한 첫단추가 아닐까.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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