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총무과 세입계에 근무하는 태현웅(30)씨는 지난달 엉뚱한 전화를 한통 받았다. 한 남자가 느닷없이 이용호 게이트를 들먹이며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던 것. 태씨는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친절하게 응대했다. 태씨는 지난 1일 직원정례조례 때 전화친절 우수 직원으로 뽑혀 김진환 검사장으로부터 상장과 부상을 받고서야 '그 때 그 전화가 검찰내 자체 점검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대구지검이 2년여째 직원들의 전화친절도를 점검하는 '비밀요원'을 운용하고 있다. 매달 비공개로 선발되는 비밀요원은 부장검사부터 기능직 직원까지 모두 7명. 이들은 국과별로 1명씩을 무작위로 선정해 8개 항목별로 전화친절도 점수를 매긴다.
발신음이 3회 이내이면 10점 만점, 6회 이상이면 최저인 3점. 사무적이고 퉁명스런 말씨로 전화를 받았다가는 응대자세 부문에서 최저점을 면키 어렵다. 전화를 끝낼 때 상대보다 먼저 내려놓느냐 아니냐도 점검 포인트. 심지어 비밀요원의 주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목소리의 호감여부도 점검 사항이다. 상을 받으려면 100점 만점을 받아야 한다.
그 결과 검찰의 무뚝뚝하고 고압적이던 전화 응대자세가 바뀌었다는 자체 평가다. 오동식(41) 총무계장은 "전화응대는 기관이나 기업의 첫 이미지"라면서 비밀요원 운용을 권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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