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제언-장기기증관련절차 간소화해야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장기이식 관리가 너무나 뒤떨어져 있다.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법적 절차와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뇌사후 이식해야 할 시간을 넘겨 장기를 못쓰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장기기증을 할 뇌사자의 가족들은 그렇지 않아도 가슴이 아픈데 직계가족 2명의 동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 난감한 것이 사실이다. 갈수록 뇌사자 장기기증이 줄어들고 수요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장기기증 절차가 복잡해서야 누가 장기기증을 제대로 하려고 하겠는가. 게다가 최근 들어 장기이식 후유증으로 인한 송사까지 잇따르고 있어 장기기증을 더욱 어렵게 한다.

지난해 장기이식법이 제정되면서 그동안 병원과 민간단체에서 자율적으로 하던 뇌사자 장기이식이 법적 근거를 갖게 되었고, 뇌사자 등 장기이식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리라 기대가 모아졌지만 결과는 정반대라고 한다. 지난해 뇌사자 장기기증은 불과 52건으로 지난 99년의 166건보다 오히려 3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다고 한다. 전국의 병원에서는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8천500명이나 되는데 장기기증 절차가 까다로워 기증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장기기증은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죽음의 한 방식이자 타인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는 숭고한 행위다. 장기기증자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번거로운 절차들을 완화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또 각 시민단체 및 언론기관도 장기기증에 대한 캠페인을 벌여줬으면 좋겠다.

김희진(대구시 상인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