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치른 2002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몇해 동안 논란을 빚었던 변별력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일단은 옳았다. 특히 상위권의 변별력 확보는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는 분명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올해 대입(大入)은 수능(修能) 점수가 평균 33~55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그 판도 변화에 따르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던 반작용으로 시험 문제를 어렵게 출제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불렀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또다른 시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능이 늘 쉬웠다 어려웠다 하는 '널뛰기'를 반복해 난이도에 따르는 변별력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돼 왔지만, 이번에는 현 정권 들어 가장 어렵게 출제된 데다 학력 저하를 불렀다는 소위 '이해찬(李海瓚) 1세대'들이 치른 시험이었으므로 체감 난이도는 더욱 컸을 것이다. 중3 때 '특기 하나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 '대학 전형이 무시험으로 바뀐다'고 해서 과거보다 느슨한 학습 분위기에서 공부를 해 왔기 때문에 이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문제만 어렵게 낸 격이었기 때문이다.
수능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지난해보다 37점 정도 떨어지도록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고사장마다 일부 수험생들이 '너무 어렵다'며 울음을 터트리고, 중도 포기한 학생들마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의 경우 400점 만점을 받은 학생이 무려 66명이나 쏟아졌던 시행착오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였을 것이다. 지난해 만점이 속출했던 1교시 시험인 언어영역이 난이도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이며, 수리영역Ⅰ도 거의 마찬가지다. 이번의 경우 중·하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시험은 변별력이 생명이지만 혼란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과중한 학업부담과 사교육비 증가를 막고, 교사들이 진학지도에 혼란을 겪지 않도록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교육 목표가 확실한 수능 수준을 만들어내야만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