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 의견 귀찮나 대구경찰청 사이버 자유게시판 폐쇄

대구경찰청이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실을 수 있는 자유게시판을 폐쇄해 민원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9월 중순부터 경찰청의 '사이버경찰청 운영지침'에 따라 사이버경찰청과 민원창구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전 경찰 관련 의견이나 고발, 불만사항 등을 자유롭게 올릴 뿐 아니라 타인이 올린 글도 열람이 가능했던 '열린광장'을 폐쇄한 것.

그러나 게시판 폐쇄는 시민들의 의견수렴창구를 막은 것일 뿐 아니라 '민원창구일원화'라는 사이버경찰청의 당초 목표에도 어긋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존의 자유게시판 대신 현재 비공개로 운영중인 '자유토론'의 경우 의견게시나 범죄신고시 실명,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상세하게 입력토록 하고 있어 시민들의 경찰행정에 대한 의견이나 신고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

또한 자유게시판 폐지자체도 대구경찰청의 자의적인 조치라는 지적이다. 사이버 경찰청 관계자는 "민원창구통합은 각 경찰청의 중복되는 민원을 없애기 위한 것이지 각 지방 경찰청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시민들의 게시판을 폐지하라는 별도의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민원창구일원화 이후에도 서울경찰청은 '자유게시판'을 이용자의 실명여부에 관계없이 공개로 운영하고 있으며, 경북경찰청의 경우도 '자유발언대'라는 게시판을 운영하는 등 각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대구시 각 경찰서 홈페이지에서도 여전히 자유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공개운영된 자유게시판은 익명으로 음해성 글을 올리거나 각종 상품광고, 정치선전 등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 등 부작용이 심해 사이버 경찰청과의 민원창구 통합을 계기로 폐쇄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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