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부터 미녀 탤런트가 '소주전쟁'을 벌였다. 소주광고에 인기절정의 여자 탤런트들이 등장해 '술광고'에 미녀들이 외면 돼온 종전까지의 불문율을 뒤엎은 것이다. 김혜수, 이영애, 송윤아, 황수정이 바로 그 대표주자다. 뉴그린의 광고모델로 나온 송윤아는 세련된 인상으로 소주시장의 판세를 이끈다는 것이었고 황수정(참진 이슬로)은 단아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특히 황수정은 진로측에 상당한 판촉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알려졌다. 20, 30대는 물론 40대까지도 함께 소주를 마시고 싶은 연예인으로 꼽힐만큼 깨끗한 이미지 '빅모델'의 효과를 본 셈이다.
▲탤런트 황수정(31)이 히로뽕 투여혐의로 구속된 사건은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을 각인하고 있는 팬에게 실망을 넘어서는 충격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대다수 팬들은 "TV드라마 '허준'에서 '예진아씨'로 나오면서 언제나 순수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던 황수정이 그럴줄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적인 풍모에서 사람의 품격(品格)을 가늠하는 것은 무리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외모와 닮은 품성을 가진다는 기대를 하는게 보통이다. 황수정의 마약투여는 이런 환상속에서 싹튼 '국민의 연인'이 한 순간에 허물어지는 자기관리의 실패다.
▲사실 연예인이 마약관련으로 구속되거나 체포된 경우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는 탤런트 박세준이 히로뽕 투약혐의로 긴급체포됐고 가수 조정현은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됐다. 이번의 황수정 사건은 지난 99년 12월 개그맨 신동엽이 대마초 흡입으로 구속된 이후 2년만에 터진 연예인 최대 마약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거의 매년 터져나오는 마약사건을 놓고보면 '연예인과 마약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된다.▲흔히 일부 연예인들이 마약에 빠져드는 이유로 중압감을 든다. 밤낮이 바뀐 스케줄과 무대공포증, 인기하락 우려 등의 압박감이 마약에 쉽게 몰입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인기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톡톡 튀는 행동을 할수밖에 없는 연예계의 속성상 유혹의 강도가 어느 계층보다 강하다고 한다. 어쨌든 연예인도 생활인 인것은 분명하다. 흔히 말하는 현대인의 우상(偶像)이 아니다. 철저한 충동억제와 자기관리가 인기를 유지하는 덕목이다. 최불암·김혜자 등의 건실한 생활태도는 일에 대한 열정에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최종진 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푸른 뱀의 계절, 의(義)와 불의(不義)가 충돌하다
탄핵 반대 집회 의식한 광주 시민단체 "내란 준동 제압 위해 모여달라" 호소
김종인 "한동훈, 가장 확장성 있는 후보…국힘, 극우 집회 참여 옳지 않아"
배현진 "문형배, 불법 음란물 2천건 유통 현장 방관…사실 밝혀라"
현직 검사장, 문형배 직격…"일제 치하 재판관보다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