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과학상식-낮말은 새가 들을 수 있나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말조심을 당부하는 이 속담에는 과학적인 통찰이 숨어 있다.

파동은 밀도가 다른 매질을 통과할 때 밀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굴절된다. 낮 동안 지표면이 뜨거워지면 지면 부근의 공기밀도가 낮아진다. 반면 상공의 공기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고 밀도가 높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지표면 부근에서 울리는 음파는 자연히 공기밀도가 낮은 지면에서 공기밀도가 높은 상공 쪽으로 휜다. 음파가 상공쪽으로 휜다는 것은 상공 쪽으로 소리가 잘 퍼져 나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낮에는 소리가 상공으로 퍼져 지면 부근보다 소리가 잘 들린다. 새는 공중을 날고 있으므로 상공으로 퍼지는 '낮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밤에는 낮 동안 가열된 지표면이 식어 지표면 부근의 온도가 상공의 온도보다 낮게 된다. 이에 따라 공기 밀도가 낮과 반대로 지표면 부근이 높고 상공은 상대적으로 낮다. 때문에 음파는 상공에서 지면 쪽으로 휘게 된다. 상공에서 지면 쪽으로 음파가 굴절되므로 밤에는 상공보다 지표면 부근에서 소리가 더 잘 들리게 되는 것이다. 쥐는 지표면에서 생활하므로 지면 쪽으로 굴절된 '밤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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