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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으로 본 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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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의미로 인체(人體)란 무엇일까. 수분과 지질 단백질 탄수화물 핵산 등의 유기화합물로 이루어졌지만, 어떤 기계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질서에따라 움직이는 대상.

'인체-에로티시즘과 해부학'(필리프 코마르 지음, 시공사 펴냄)은 인간이 스스로 인체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해가는 과학적.예술적 과정을 흥미롭게추적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스인은 기원전 5세기부터 수리 철학을 받아들여 더이상 종교적 신념에 얽매이지 않고 대칭과 비례, 균형을 중시하는 공간개념 속에 인체를 제작했다. 그리스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창을 든 젊은 육상선수의 모습을 묘사한 '도리포로스'를 통해 정확한 인체비례의 법칙을 제시한 최초의 인물.

인체해부가 금지된 암흑의 중세시대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에 다빈치는 어떤 형태라도 수학적인 원리에 따라 표현된다면 그 자체로 완전함에 이르게된다고 생각했으며, 뒤러는 자와 컴퍼스를 사용, 수학적인 방식으로 여성의 인체비례를 연구했다.17세기 인체해부가 홍수를 이루고 18세기 인체해부실에 구경꾼이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인체 해부는 화가들에게 더이상 흥미를 끄는 분야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화가들은 인체 비례에 따르지 않고 불균형에 집착, 기형적인 인체를 양산해낸다. 과장된 방식으로 신체의 기형이나 육체적 고통, 노년의 좌절과 삶의 비애감을 담아내는 것이 작가의 개성을 보여주는데 훨씬 중요해졌다. 나아가 20세기 들어 인체를 마구 훼손하고 사지를 절단하는 잔혹한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인간탐구(?)의 새로운 접근방법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경향도 계속 이어져 온데다 인체가 가장 이상적인 건축 구조의 모델이 되고 있는 점을 볼때, 인체의 이미지는 이상과능욕,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상반된 두 흐름에 이끌려 간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요즘들어 보디아트(Body art)를 표방하는 몇몇 예술가들은 살아있는 인체의 피부에 다시 손을 대면서 인체의 근원으로 돌아가고자 시도했다. 화가 또는 모델이 직접 실험용 인체가 돼 피부에 오염 문신 얼룩 등을 새겨 대중에 직접 선보이고 있다.

비록 이 책은 문고판이지만, 인체에 얽힌 역사와 예술을 새롭게 각인시켜 준다는 점에서 읽을만 하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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