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벼는 서로 어우러져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와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 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이성부 '벼'

이 시에서 벼를 백성으로 바꿔 읽어보자. 그러면 이 시가 쉽게 이해된다. 햇살 따가울수록 서로 기대고,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하게 살 줄 아는 지혜, 공동체주의가 소위 시의 주제인 셈이다. 지난 13일 서울 도심시위를 비롯해 전국에서 농민들의 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벼 농사는 근본이다. 산업화, WTO라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우리민족의 삶의 정서가 아로새겨진 것이 바로 벼농사이다. 벼농사를 지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과 충청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계와 정치권에서 지역 간 불균형 우려와 비...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대를 넘어섰고, 정부는 이를 단기적 현상으로 진단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환율 불안의 진짜 이유...
대구 서구청장 류한국이 퇴임을 앞두고 직원들을 동원해 진행한 '다과회'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청장을 축하하는 공연이 마련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한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재개되었으며,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18척의 한국 선박이 해협 내측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