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통사람들의 숨은 봉사활동

"힘들때 서로 도와주며 더불어 사는 것, 그게 이웃 아닙니까".빠듯한 생활을 하면서도 한푼두푼 정성을 모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남모르게 봉사하는 이웃들이 많아 삭막한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모(35·대구시 달서구 두류3동)씨의 직업은 '목욕관리사'. 흔히 하는 말로 목욕탕의 때밀이다.

본인도 그리 풍족한 형편은 아니지만 김씨의 마음은 어느 부자보다 넉넉하다. 동네 목욕탕에서 주민들의 등도 밀고, 구두도 닦고, 청소하면서 하루하루 번돈으로 근근히 살아가면서도 이웃을 위한 봉사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김씨는 8개월째 얼굴도 모르는 동네 주민에게 매달 형편에 따라 적지만 3만원, 5만원씩 은행계좌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동네에서 작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모(40)씨로부터 부모없이 할머니와 어렵게 살고 있는 여대생의 딱한 얘기를 듣고 김씨와 함께 적은 액수지만 각각 성금을 전하기로 했다는 것.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다지 보탬이 될 것 같지 않아 오히려 미안하지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계속 후원할 겁니다"김씨는 지난해 세탁소 김씨와 교통사고를 당해 생계가 막막해진 양모(48)씨와 홀로사는 할머니에게 소액의 생활비와 쌀, 라면 등을 전하기도 했다.

평범한 주부 이선주(40·대구시 북구 동천동)씨는 다음달 1일 대구시 북구 구암동 단학선원에서 지역 소년소녀 가장 및 무료급식소, 쪽방 및 벌집 이웃들을 돕기 위한 일일찻집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벌집, 쪽방 주민의 암담한 겨울나기'(본지 12월 18일자 31면 보도)와 관련, 벌집 이웃들에게 김장 김치 및 라면을 전했던 이씨는 올해도 회원들과 함께 일일찻집을 열어 수익금으로 쌀, 라면, 밑반찬 등 생필품을 전달키로 했다.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과 조그마한 정이라도 나누기 위해 이번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는 것.

"비록 보잘 것 없지만 내가 도와준 사람들도 결국 여력이 생기면 다른 이웃을 도와 주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이웃간의 훈훈한 정으로 넘쳐 날 것 입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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