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일(日) 2001 유행어 대상(大賞)'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취임후 7개월이나 지난 지금까지 80%대의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고이즈미인 만큼 그의일거일동이 관심의 대상이 돼서 일본열도에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인 듯도 하다.
0..그런데 고이즈미의 '유행어 대상'에 뽑힌 어록(語錄)을 보면 가장 핵심 발언이 '성역(聖域)없는 구조개혁'이다. 지난 5월7일 고이즈미 총리가 취임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통해 "성역없는 구조개혁을 추진, 유신에 버금가는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한 것이 두고두고 일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개혁은 '겁내지 않고, 피하지 않고,구애받지 않고' 추진해야 한다", '개혁의 고통', '굵은 뼈대(개혁) 방침' 등등 그의 발언이 일본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는 것이다. DJ정권 초기에 있었음직한 '성역없는 개혁'발언이 이제사 일본 열도에서 떠들썩한 것을 보면서 한국과 일본이 어찌 그리 닮았나 싶으면서도 '독설(毒舌)'만은 우리가 앞선다는 생각을 지울길 없다.
0..지난 한해동안 우리 땅을 풍미한 갖가지 어록들을 보면 일본 고이즈미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다양하다. 가장 인기를 얻은 유행어로 '엽기'가 인구에 회자됐나하면"김정일(金正日)은 자판기다. 돈을 넣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인기발언. 또 사상과 전력이 다른 DJ와 JP 두 사람의 결합인 DJP정권은 "노새정권이라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 하다"는 발언도 관심을 끌었다.
0..그런가하면 "이혼한 마누라가 누구랑 결혼하든 전 남편이 왜 상관인가" "내가 니 시다바리가"(영화 '친구'중에서) 등등 발언이 끝이 없지만 그중에도 "이기붕 집을불사르겠다는 기백과 용기로…" 세무 사찰을 했다는 발언은 괴기(?) 발언의 백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다 어느 여성의원의 "이문열 같이 가당치 않은 놈이 ×같은 조선일보에 글을 써서…"쯤 되면 아예 귀를 막고 싶어진다. 9·11테러 당시 피랍 항공기의 어느 승객이 "당신이 남은 인생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꼭 행복해야 돼"하면서 죽어간 것과 비해보면어쩐지 서글프다. 남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말을 하며 죽어가는동안 우리는 독설과 헐뜯고 비방하며 보낸 한해가 새삼 부끄럽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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