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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아메리칸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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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다보면 별별 사람도 다 있나 보다. 미국인 탈레반이란다. 그것도 중산층 가정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성장한 지극히 평범한 미국 청년이 투철한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한 외국인 무슬림 자원병 중에 섞여 있었다니 정말 별일이다.

인류의 문화 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하고 여성에게 부르카를 뒤집어씌우는 반문명의 사람들. 상상을 초월한 파괴공작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테러집단을 보호하는, 또 그들과 동맹을 맺은 호전적인 탈레반. 서방 세계의 눈으론 이미 그들은 악마의 화신이며, 포로의 대우조차 받아서는 안 되는 박멸의 대상일 뿐이다. 그런 집단에 섞여 조국의 최신예 미사일에 대항한 이 백인 청년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아프간을 여행하던 평범한 미국 청년을 결의에 찬 탈레반 전사로 만든 그것이 아프간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일 수도, 이슬람의 종교적 매력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지 목숨을 건 선택이었다면 적어도 그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 게다. 그의 선택에 대해 미국인들이야 배신자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겠지만 나까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프랑스 말에 '똘레랑스'란 단어가 있다. '자신의 종교적, 정치적 자유를 존중받기 위해 타인의 그것을 존중하는 것', 또는 '관용', '이해심' 등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적절한 번역이 어려운 단어다. '똘레랑스'의 눈으로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을 들여다본다면 무슬림 전사의 무모한 저항이 이해될 지도 모르겠다.

'자기와 다른 것'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는 인간사에 있어 크고 작은 갈등을 낳는다. 그것이 문명의 충돌일 수도 있고, 부부싸움일 수도 있다. 아메리카와 탈레반. 이 상종불가의 단어가 합쳐진 '아메리칸 탈레반'. 이해하기 힘든 이 아이러니도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극단의 세계 속에서 어느 한편에 속해 버리면 편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혼란과 투쟁은 피할 수 없다. 테러에 대한 미국민의 분노와 공포심, 서방세계에 대한 아랍의 또 다른 분노와 저주를 균형 잡힌 눈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만 이 극단의 비극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호기심의 대상일 뿐이지만 진지한 이성의 눈으로 아메리칸 탈레반 청년을 이해해 줄 날이 올 지도 모른다. 하종호(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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