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트 게놈 연구 열기

인간 유전자 조합을 풀어낸 게놈 프로젝트 이후 유전자내 단백질의 작용을 대상으로 한 프로테옴 프로젝트(HPP, Human Proteome Project)에 대한 연구 열기가 뜨겁다.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프로테옴 프로젝트에 대한 국제적 연구가 착수됐거나 착수될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인간 프로테옴 콘소시엄'이 결성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로테움은 단백질(Protein)과 전체(Ome)의 합성어로 한 조직이나 기관, 세포내의 전체 단백질을 뜻한다. 유전자내 단백질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를 일컬어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프로테옴 프로젝트는 게놈 프로젝트보다 한 단계 나아간 연구활동으로 인간 신체의 비밀을 푸는 실질적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놈 프로젝트의 성과로 인간의 유전자 수는 4만개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전자 수가 예상보다 적어 유전자내 단백질의 활동을 알아내야만 불치병 치료 등에 적용할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숫자의 각 단백질이 세포내에서 어떻게 정교하게 조절되고 게놈에 의해 만들어지는 전체 인간 프로테옴은 얼마이며 한 유전자당 평균 몇 종류의 단백질이 합성되는지 규명하는 게 주요 연구과제이다. 또 각 조직과 발생과정, 생리 상태에 따라 단백질 수의 발현 빈도나 분포가 달라지는 것에 대한 분석과 탐색, 하나의 생리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동원되는 단백질군의 숫자와 이들의 상호관계 규명 등도 연구 대상이다.

우리 나라는 연세대 백융기 교수가 프로테옴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를 주도, 올해 초 국내 학자 24명을 자문위원으로 하는 '인간 프로테옴 컨소시엄'을 구성하였다. 학계는게놈 프로젝트 불참으로 첨단기술을 공유하지 못한 과거를 거울 삼아 프로테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지역에선 경북대가 프로테옴 프로젝트의 의미와 전망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고 내년 초 정부 지원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프로테옴 연구장비를 도입,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경북대 생화학과 배영석 교수는 "게놈 프로젝트 완성에 11년이 걸렸으나 프로테옴 프로젝트는 연구 과정이 훨씬 복잡해 가시적 성과가 언제 나타날 지 알 수 없다"면서도 "프로테옴 프로젝트의 성과가 나타날 경우 인류사가 거대한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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