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13일 오사마 빈 라덴이 9.11 동시다발테러를 사전 계획하고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했다.
이날 아랍어를 영어로 번역한 약 1시간짜리 비디오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우리는 빌딩(세계무역센터)의 위치에 근거해 적들의 사상자 수를 미리 계산했다"고 말하고 "우리는 그들(납치범)이 비행기에 타기 직전까지도 공격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이같은 발언은 테러감행시 피해규모를 사전에 추정했으며 테러작전이 극비 보안속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말한 것으로 빈 라덴이 테러 계획을 주도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또 "이 방면의 내 경험으로 비춰볼 때 비행기 연료에서 나오는 화염이 건물의 철골구조를 녹여 비행기가 충돌한 부분과 그 윗 부분이 붕괴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 세계무역센터 빌딩 전체가 무너져 내린 것은 예상밖이라고 밝혔다.빈 라덴은 "이집트 패밀리(알 카에다의 이집트 조직) 출신의 모하메드 아타가 그룹(19명의 납치범) 책임을 맡고 있다"고 말해 당시 무차별테러의 주도자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빈 라덴이 당시 사전에 테러공격을 구체적으로 인지한 사실은 입증됐으나 자신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것을 명백히 인정하는 대목은 이 테이프에 없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하순 미국 정보당국이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의 한 민가를 수색, 11월9일 녹화했다는 표시가 붙은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했으며 칸다하르 인근에서 녹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이 테이프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 등장인물이 빈 라덴임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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