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테크노파크 단장인선 '논란'

대구테크노파크 이종현 단장의 후임을 놓고 경북대와 계명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는 오는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 단장의 후임을 결정키로 했으나 일부 이사들의 출장 등으로 이사회 소집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 때문에 18일 퇴임하는 이 단장의 후임을 선임하지 못해 대구테크노파크의 업무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구테크노파크의 주요 참여대학인 경북대는 이상용 교수(경북대테크노파크 단장)를, 계명대는 홍대일 교수(국제교육원장)와 유대식 교수(계명대테크노파크 단장)를 후임 단장 후보로 내세우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계명대측은 대구테크노파크의 참여 대학으로서 경북대 출신인 이 단장의 후임은 계명대 출신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구테크노파크가 그동안 경북대가 중심인 IT와 반도체 관련 분야를 집중지원한 만큼 후임 단장은 계명대가 맡아 계명대 중심의 BT(생명공학) 분야도 균형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경북대는 대구테크노파크가 지역 산업구조를 첨단화하는 핵심기구인만큼 테크노파크 업무에 밝은 '적임자'를 임명해야지 '나눠먹기식'으로 단장을 선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대구테크노파크 출범때부터 경북대가 주도적 역할을 했고 지역의 첨단.벤처산업 구조 또한 전기.전자.컴퓨터 중심의 IT 및 반도체 관련 소재 분야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경북대의 IT 및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력 및 휴먼 네트워크를 외면하고 지역 첨단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북대와 계명대의 대립으로 후임 단장 선임이 난항을 겪자 문희갑 대구시장이 관료출신을 후임 단장으로 선임할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관료 출신을 후임 단장으로 선임하면 대구테크노파크가 관변조직으로 전락, 설립취지와 정체성을 상실할 우려가 크다고 '산-학' 양측이 제기하고 있다.

지역 벤처 기업인들은 "단장 선임 결정권을 가진 문 시장이 지역 경제구조를 첨단화한다는 대구테크노파크의 설립취지와 지역산업 여건을 고려해 후임 단장을 선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테크노파크 후임 단장은 대구시장, 경북대총장, 계명대총장, 영진전문대학장, 대구상의회장, 대구경북개발연구원장, 대구경북중기청장, 대구테크노파크 단장 등 8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선임하면 산자부 장관이 임명한다.

석민 기자 sukmin@imaeil.com